코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동대신문l승인2021.06.2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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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김흥식 교수

코인으로 통칭되는 가상화폐 혹은 암호화폐는 투자 열풍을 넘어 광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누구는 코인 투자로 돈을 벌어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나와 재무적 독립을 선언하고 전업투자자로 나섰다고도 하고, 누구는 알바로 애써 모은 돈을 다 날리고 울화통이 터져 술에 절어 산다고도 하고. 언론에서는 집값 급등으로 미래가 없는 이삼십대가 마지막 인생역전의 돌파구로 코인투자에 몰리고 있다면서 생중계를 하다시피 하고 있다. 나만 이 투자 열풍의 대열에서 빠지는 게 아닌가 하는 공포를 극대화하면서. 이를 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라고도 한다. FOMO현상을 부추겨 이득을 취하는 세력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 세력은 권력을 차지하려는 정치 집단일 수도 있고, 조회 수를 올려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언론집단일 수도 있다. 물론 투기 혹은 도박 세력이 그 직접적인 과실을 향유할 것이다. 아무리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여러분이라고 해도 반복적으로 이런 보도를 본다면 이런 세력의 먹잇감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 물론 운이 좋다면 여러분도 그 과실의 일부를 향유할 것이다. 그 확률은 매우 낮기는 하지만.

암호화폐는 용어 자체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비트코인으로부터 시작된 암호화폐(crypto currency)는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여 일정한 규칙에 따라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암호화된 화폐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암호화폐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이 있고, 유사한 암호화폐는 알트코인이라고도 불리는데 그 수는 수 없이 많다. 그 거래 규모도 엄청나게 커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거래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증권시장의 거래규모를 넘어설 정도이다. 코인, 암호화폐등을 검색하면 금화로 만들어진 비트코인을 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란 실물이 있구나라고 착각하기가 쉽다. 암화화폐는 그냥 암호화된 코드일 뿐이다.

암호화폐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비트코인은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필명을 가진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것으로 총 발행량이 2100만개로 한정되어 있도록 설계되었다. 비트코인의 개발은 화폐발행 권력을 가진 국가에 대항한다는 다분히 정치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다. 중앙집권화된 권력에 의한 검증과 통제를 벗어나 사용자들 간의 거래기록을 네트워크 상에 있는 모든 거래자들의 장부에 분산 보관해서 보안성을 높임으로써 기존 질서와 권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국가나 은행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적 접근을 개인과 개인간 자유롭게 하고자 시도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 블록체인기술은 거래내역을 기록하기 위해 개발된 분산형 장부 기록 데이터베이스기술이다. 새로운 거래가 발생하면 그 정보를 새로운 블록에 분산 저장하기 때문에 위변조의 가능성이 매우 낮아 강력한 보안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되어 이용되고 있는 암호화폐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화폐로서 기능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첫째, 화폐발행권을 가진 국가가 그 권력을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권력의 존립이유를 뿌리 채 뒤흔들기 때문이다. 물론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서 승인했지만 이는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다. 둘째, 화폐로 이용되기 위해서는 가치가 안정되어 있어야 하지만 최근 암호화폐의 거래에서 보여 주듯이 가격이 변동성이 너무나 크다.

암호화폐들 중에서 발행량이 한정된 비트코인 정도는 화폐로서 보다는 ‘희귀한’ 상품으로 거래가 될 것이다. 다이아몬드가 반짝이는 광물에 불과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고가에 거래되듯이. 더구나 코로나사태를 맞아 미국, EU등 많은 나라들이 돈을 찍어내어 위기를 극복하고 있기 때문에 돈의 가치가 폭락하리라는 예상이 반영되어 한정된 재화인 비트코인 가격 급등 현상이 생기고 있다.

이삼십대의 어려움을 정치적으로 선동해서 투기적인 거래에 내몰고, 이번 생은 망했으니 현재를 즐겨라라는 욜로등 퇴행적인 프레임은 앞으로 백세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젊은 층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언컨대 인류의 역사에서 어렵지 않은 이삼십대란 없었다. 단기적으로 보면 세상이 힘들지만 긴 눈으로 보면 세상은 발전해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20대에는 20대에만 할 일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계획하고 실행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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