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경주 남산 일원

역사기행 길라잡이 동대신문l승인2022.08.1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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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궁궐 월성의 남쪽에 있는 경주남산(금오산)

2000년 세계문화유산 등재 – 노천박물관으로 유명

전국의 산 이름 중 가장 많은 이름이 남산(南山)이다.

한자 그대로는 남녘에 있는 산이나 ‘남’은 한자로 지금은 ‘남쪽’이란 의미지만 원래 ‘남’은 ‘앞 남’이었으니 ‘남산’은 ‘앞산’이란 의미이고 ‘앞에 있는 산’이 곧 ‘남산’이다. 그리고 ‘북’은 ‘뒤 북’이었기에 ‘북망산’에 간다는 것은 ‘뒷산’의 묘지로 가는 것을 말한다."(박갑천, <재미있는 어원 이야기>, 을유문화사)

우리 한옥은 대부분 대문을 남쪽을 바라보도록 만들기에 대문 앞에 있는 산이 남산에 해당한다. 그러나 원래 남산은 궁궐이 있는 도읍의 앞산을 지칭하는 보통명사이기에 궁궐이 없던 곳은 남쪽에 산이 있어도 남산이라 부를 수 없었다.

조선시대 경상도 감영이 있던 대구가 대표적으로 감영의 앞에 있는 산이 남산이나 궁궐이 아니기에 남산이라 부르지 못하고 지금도 앞산이라 부르고 있다. 즉 궁궐 앞으로 보이는 산이 남산으로 대표적인 서울 남산은 조선시대 궁궐인 경복궁의 남쪽에 있는 산이며 경주남산은 신라시대 궁궐인 월성의 남쪽에 있는 산이 된다.

▲ 경주나들목으로 가는 서라벌대로에서 본 경주남산. 신라 이전부터 신성하게 여긴 산으로 신이 살고 있다고 믿었다 한다. 그래서 고청 윤경렬 선생은 경주남산을 정리한 자신의 저서 제목을 ‘겨레의 땅 부처님의 땅’이라 했다.

강화도에도 남산이 있는데 우리 역사에서 강화도가 도읍으로 정해진 적이 없었으나 고려시대 몽골에 대항하기 위해 임시로 강화로 천도했고 그때 궁궐을 지었으니 강화의 고려 궁터 앞에 있는 산은 자연스레 남산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궁궐이 없던 시절 산은 원래 자기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서울 남산에 대해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목멱산(木覓山)은 도성의 남산인데 인경산(引慶山)이라고도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경주남산은 금오산(金鰲山, 높이 466m), 고위산(高位山, 높이 495m) 두 산을 합쳐 남산이라 부르고 있다.

▲ 국립공원공단 경주국립공원사무소에서 설치한 경주남산 안내판 촬영 사진. 경주남산의 전체 형상이 부처님의 손 모양을 닮았다고 한다.

‘금오산’하면 왠지 들어 본 이름일듯한데 구미 금오산(金烏山)이 유명해 오인할 수 있으나 한자가 서로 다르며 우리 귀에 익숙한 이유는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의 주 무대가 되는 곳이 경주 금오산, 즉 경주남산이기 때문이다.

김시습(1435(세종 17)년~1493(성종 24)년)이 세조를 피해 머리를 깎고 불교에 귀의해 설잠(雪岑)이라는 법호를 사용하며 전국을 유랑하다 경주 금오산에 금오산실을 짓고 칩거하기 시작했으며 이때부터 매월당(梅月堂)이란 호를 사용했다.

이곳에서 31세(1465) 때부터 37세(1471)까지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로 불리는 금오신화를 비롯한 시편들을 지어 유금오록(遊金鰲錄)에 남겼는데 금오신화의 ‘금오’가 바로 경주남산, 금오산을 지칭하는 것이다.

▲ 보물 김시습 초상(사진출처=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과 충남 부여군 소재 무량사 김시습 부도.

 경주남산은 지난 2000년 세계유산 경주역사유적지구 중 남산지구로 당당히 이름을 올릴 만큼 신라시대 유적과 유물이 산재해 있는데 절터가 150여 군데, 불상이 130여 점, 탑이 100여 기에 달할 정도이며 이 밖에도 고분, 왕릉, 성곽, 건물지 등이 남아 있어 노천박물관이라 불리고 있다.

대표적 유적·유물로는 유일한 국보인 칠불암마애불상군을 비롯해 일출이 유명한 보물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 김시습이 머물렀던 용장사지, 신라 최초의 궁궐터로 삼국유사에 기록된 창림사지 등이 있으며 삼릉 가는 길, 동남산 가는 길 등 남산 둘레길도 걷기에 좋으며 남산답사 1번지로 불리는 삼릉골은 소나무 숲도 유명하다.

이 진 호

문화유산해설사 / 신라마을 대표

▲ 경주남산의 유일한 국보 칠불암마애불상군(왼쪽)과 김시습이 머물렀던 용장사지에 있는 보물 용장사곡 삼층석탑(오른쪽). 사진제공=김원묵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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