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무덤이야기 1

역사기행 길라잡이 동대신문l승인2022.08.0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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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도시 경주

무덤 주인에 따라 릉·총·원·묘 등으로 구분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도시 경주’

경주를 표현하는 많은 문구 중 경주의 첫인상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일 것이다.

사람들의 왕래가 가장 빈번한 시내 한가운데 대형무덤들이 산재해 있고 시민들은 무덤이라 생각지 않고 동네의 자그마한 동산 정도로 여기며 무덤공원에서 산책은 물론 소풍까지 즐기고 있으니 이런 모습이 낯선 타지인들의 눈에는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 무열왕릉 위쪽의 무덤들로 김춘추의 아버지, 할아버지 등의 무덤으로 추청하고 있다.

이런 무덤들은 일제강점기 일련번호가 매겨졌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천마총이라는 무덤이 발굴 전까지 155호 고분으로 2백여 기에 달하는 많은 신라시대 무덤들이 있고 무덤마다 부르는 이름들이 조금씩 다르다.

태종무열왕릉, 성덕왕릉, 선덕(여)왕릉 등 ‘릉(陵)’자가 붙는 무덤이 있고 천마총, 황남대총, 토우총, 서봉총 등 ‘총(塚)’자를 붙인 무덤도 있으며 김유신묘, 김후직묘, 설총묘 등 ‘묘(墓)’자를 붙이는 무덤도 있다.

다 똑같은 무덤들인데 왜 다르게 부르고 있을까? 바로 무덤의 주인과 관계가 있다.

능은 왕이나 왕비의 무덤을 ‘능’이라 부른다. 아무리 알려지지 않은 왕이라 할지라도 그 무덤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으면 ‘능’이라 부르기에 우리가 잘 모르는 왕릉이 많은데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의 무덤이 한곳에 모여 있는데 각각의 무덤을 다 ‘릉’이라 부르고 있으며 셋을 합쳐 ‘삼릉’이라고 부른다.

▲ 사적 김유신묘.

반대로 왕이나 왕비가 아닌 일반인의 무덤은 ‘묘’라 부른다. 그 신분이 높은 장군이든 신분이 낮은 일반이든 관계없이 왕이나 왕비가 아닌 이들의 무덤은 모두 ‘묘’라 부르는데 김유신의 경우 태대각간이라는 최고의 벼슬에 올랐고 사후 2백 년 정도가 지난 후 흥무왕으로 추대되었지만 실제 왕이 아니었기에 김유신의 무덤은 ‘능’이 아니라 ‘묘’라 부르는 것이다.

즉 무덤의 주인에 따라 ‘능’과 ‘묘’로 구분하게 되는데 ‘총’자가 붙는 무덤은 조금 복잡하다.

먼저 ‘총’자를 붙일 수 있는 무덤은 발굴을 끝낸 무덤에만 붙일 수 있다. ‘능’이나 ‘묘’는 발굴 여부와 관계없이 부를 수 있으나 ‘총’자가 붙은 무덤은 모두가 발굴을 끝낸 무덤이다.

또한 ‘총’이라 부르는 무덤은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 몰라야 한다. 발굴을 통해 무덤의 주인을 확인한 경우, 능이나 묘라 부르면 되지만 신라시대 무덤 대부분은 발굴을 통해 무덤의 주인을 알 수 없으며 왕 또는 왕족의 무덤으로 추측할 뿐이라 능이라 부를 수도, 묘라 부를 수도 없어 다른 이름 ‘총’자를 붙인 것이다.

그러나 발굴을 끝낸 무덤 중 주인을 모른다고 해서 다 ‘총’자를 붙이지는 않는다. 연구의 가치나 보존의 가치가 있는 중요한 무덤에만 붙이게 되는데 무덤에서 출토된 대표적인 유물의 이름을 따 천마도가 나온 천마총, 금관이 처음으로 출토된 금관총, 토우가 나온 토우총 등으로

▲ 금방울이 달린 금령총 금관(왼쪽)과 장산 토우총 내부(오른쪽).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황남대총처럼 황남동에서 가장 큰 무덤, 스웨덴의 한자식 표기 서전에서 ‘서’자를 따고 봉황의 ‘봉’자를 따 서봉총이라 부르는 등 특징이나 기념할 만한 것을 이름으로 붙이는 무덤도 있다.

경주에는 없지만 다른 이름을 붙이는 무덤도 있다.

바로 왕세자 또는 왕세자비의 무덤으로 ‘원(園)’이라 부르는 무덤인데 대표 무덤이 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무덤 현륭원, 소현세자의 무덤 소경원 등이 있다. 현륭원은 지금 융릉 또는 정조의 무덤과 함께 융건릉이라 부르고 있으나 이는 대한제국 선포 후 황제국을 표방하며 광무 3년(1899)에 융릉으로 격상된 것이다.

이렇게 같은 무덤이라도 무덤 주인의 지위에 따라 능, 원, 묘, 총 등으로 나눠 부르고 있는데 무덤의 겉모습으로 구분하는 것은 둥근 무덤 원형분, 원형분 둘이 이어진 표주박 모양의 표형분, 네모난 무덤 방형분 등으로 나눠 부르고 있다.

황남대총, 서봉총 등이 두 사람의 무덤이 이어진 합장분으로 대표적 표형분이며 구정동 방형분, 장군총(혹은 장수왕릉) 등이 대표적 네모난 무덤 방형분이며 대부분의 신라시대 무덤들은 원형분에 속한다.

이 진 호

문화유산해설사 / 신라마을 대표

 

▲ 장수왕의 능으로 추정되는 장군총. 동양의 피라미드로 불리는 대표 방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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