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출 청소년의 ‘엄마’

- 영화 ‘박화영’- 홍정은 수습기자l승인2022.06.2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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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박화영’ (출처 =네이버 영화)
 
“니들은 나 없으면 어쩔 뻔 봤냐?” 영화에 크게 관심 가지지 않는 사람이라도 알 수 있는 이 대사는 유행어처럼 빠르게 번지기 시작했다. 이 대사는 현실 속 청소년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줘 많은 관심을 받았던 영화 ‘박화영’의 일부 대사이다. 가출 청소년의 문제를 고스란히 담은 독립 영화 ‘박화영’은 어떠한 사회적인 의미를 담고 있을까?

 

이름: 박화영(김가희) 나이: 18 직업: 고등학생 가족: 없는데 있음 친구: 있는데 없음 박화영의 집에 모인 모두는 매일 라면을 먹고, 매번 담배를 피우고 동갑인 화영을 ‘엄마’라고 부른다. 화영에게는 단짝인 무명 연예인 친구 은미정(강민아)이 있다. 미정은 또래들의 우두머리인 남자친구 영재를 등에 업고 친구들 사이에서 여왕으로 군림한다. 화영을 이용하고 괴롭히는 영재는 화영과 미정, 둘의 사이가 마땅치 않다. 어느 날 화영의 집으로 들어온 또 한 명의 가출 소녀 세진은 영재와 심상치 않은 관계가 된다. 그리고 미정보다 먼저 그 사실을 알게 된 화영은 세진을 가만두고 볼 수가 없다.

 

 

“엄마가 엄마랑 똑같은 엄마 만났으면 좋겠어.”

 

박화영은 은미정을 비롯한 모든 가출 청소년에게 ‘엄마’라고 불린다. 박화영은 그들의 엄마라도 된 듯 라면과 담배, 소주 등을 사주고 비싼 운동화를 사라며 지폐를 준다. 박화영이 월세를 내고 사는 집은 이미 가출 청소년들의 아지트가 된 지 오래다. 그리고 그곳에서 박화영은 진짜 엄마처럼 가출 청소년들의 문제를 해결해준다. 이것은 박화영이 가출 청소년 사이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엄마’라는 단어에 유독 집착하는 이유가 영화에서 뚜렷하게 나타나 있지 않지만, 친모에게 받지 못한 애정을 가출 청소년의 애정으로 충족시키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 보인다. 영화에서 박화영은 친모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친모의 집에 찾아가 돈을 달라며 욕을 하고, 끝까지 돈을 주지 않는 친모의 집 앞에서 칼을 휘두르는 모습으로 엿 볼 수 있었다. 가출 청소년들과 함께 있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엄마잖아. 엄마는 다 해준다며.”

 

박화영의 엄마 행세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미정이 원조교제 사기를 하다 실패로 끝이 나고 남자에게 위협을 가해지는 상황에도 화영이 대신 위협에 맞닿았다. 그 사이 영재가 나타나 남자를 죽였을 때도 미정은 박화영에게 살인 누명을 씌운다. 박화영은 미정의 ‘엄마’라는 소리에 반항 없이 살인 누명을 받아들인다. 박화영은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희생하며 마무리 짓는다. 잔인한 현실, 그 어둠 속에서도 계속되는 청소년들의 비행. ‘가족’이라는 소속이 없는 청소년들이 만들어낸 ‘가족’이라는 집합체. 사회적인 문제라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하는 어른들. 박화영은 그 경계에서 어렵게 본인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니들은 나 없으면 어쩔 뻔 봤냐?” 박화영의 말은 사회의 결핍이 만들어낸 하나의 또 다른 결핍이다. 영화 속 박화영의 모습은 흔히들 말하는 ‘강약약강’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것 또한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박화영이다. 폭력에 자연스럽게 노출된 청소년이 과연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박화영은 가출 청소년의 민낯을 꼬집어 준다.

 

 

외면받은 청소년들

 

이 영화는 2018년에 제작된 독립 영화이며 다양한 sns의 매개체를 통해 역주행했던 작품이다. 배경은 가출 청소년의 모습을 리얼리즘 하게 보여주며 영화를 본 사람은 한 번쯤은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실상 영화 속에 존재하는 모든 청소년이 박화영이다. 이 영화는 박화영이 출소하고도 여전히 엄마라고 불리며 가출 청소년을 돌보고 있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차가운 현실이 내리는 곳에서 박화영은 다른 가족을 꾸린다. 박화영을 이용하던 미정은 과거를 덮고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박화영은 ‘엄마’의 삶을 포기 하지 못한다. 이 영화는 가출 청소년의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며 와닿는 현실감에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박화영의 끊임 없는 결핍, 그 속에서 피어나는 청소년의 서툰 모습. 영화에선 잔인한 장면이 묘사되지 않지만, 우리가 끝까지 모른 척했던 현실이기에 느끼는 잔인함. 가장 가까이에 있었음에도 눈길 조차 주지 않았던 청소년에게 한 번쯤은 뒤돌아보는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떨까.

 

 

 

 

홍정은 수습기자  2022213570@dongg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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