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충의당

역사기행 길라잡이 동대신문l승인2022.06.0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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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란·의병장 - 병자호란 전사 정무공 최진립

충노 옥동과·기별 기억 위한 노비제사도 지내

 현충일이 있는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보훈은 나라를 지키다 산화한 선조와 일제에 항거하다 순국하신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그 위훈에 감사하며 보답하는 달이며 6·25 당시 전사

▲ 경주 학도병 서명문 태극기(사진=문화재청).

한 군인들과 사망하거나 피해를 입은 국민을 기리기 위해 1953년 6월 6일을 현충일로 지정했다.

예로부터 우리는 24절기 중 6월 5일이나 6일에 해당하는 망종 때 제사를 지내왔는데 현충일을 지정할 당시인 1953년 망종이 6월6 일이라 현충일을 매년 6월 6일로 지정하게 된 것이다.

경주지역에서도 한국전쟁 당시 자원한 학병 19명이 출정 전에 각자의 굳은 결의와 서명을 적은 태극기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으며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왜군을 격파하고 전사한 김호 장군, 50명이 넘는 경주지역 독립유공자 등 호국·보훈의 달에 기억하고 감사해야 할 인물들이 많다.

 그중 초대 경주최부자로 알려진 정무공 최진립 장군은 임진왜란 때 동생 계종과 함께 의병을 일으켜 왜군의 북상을 저지했으며 1594년 무과에 급제한 후 1597년 정유재란이 일어나자 결사대를 조직, 서생포에 침입한 왜적을 무찌르고, 이어 도산 전투에서 권율 등과 함께 전공을 세우기도 했다.

▲ 싸우다 죽겠다는 정무공의 마지막 결의를 세긴 비석.

말년인 1636년 병자호란이 발발하자 69세의 노구를 이끌고 남한산성에 고립된 인조를 구하기 위해 출전하려 하자 나이를 염려한 충청감사의 만류를 뿌리치며 “내 비록 늙어 잘 싸우지는 못할지언정 싸우다 죽지도 못하겠는가!”라며 공주영장으로서 함께 군사를 이끌고 진군하다 용인 험천전투에서 전사했다.

이후 공신으로 ‘정무’라는 시호가 내려지고 병조판서에 추증되었으며 청백리에 녹선되었다. 또한 4대 봉사 후에도 사당에서 신위를 옮기지 않는 불천위로 나라에서 인정, 네 번에 걸쳐 사액제문이 내려지는 등 지금도 매년 음력 12월 27일 정무공의 제사를 지내고 있다.

그런데 이 제사는 여느 제사와 달리 정무공의 제사 후 종손은 오른쪽 촛대를 들고 그 자리에 남아 있고 나머지 제관들은 제사상을 마루로 옮겨 다시 제사를 지내는데 장군과 함께했던 노비 옥동과 기별의 제사이다.

▲ 정무공 제사 후 촛대를 들고 남아 있는 종손(왼쪽)과 제사상을 마루로 옮겨 충노 옥동과 기별의 제사를 지내는 모습(사진=KBS 한국사 傳 화면 캡쳐)

양반가에서 노비의 제사를 지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나 옥동은 임진왜란 때 왜군에게 포위당할 위기에 처한 장군을 위해 홀로 뛰어나가 적을 유인, 장군의 목숨을 구했으며 많은 전장에서 조카인 기별과 함께 최진립 장군을 보필했다.

또한 기별은 병자호란 당시 험천전투를 앞두고 고향으로 돌아가 나의 전사 사실을 알리고 시신을 수습하러 오라는 장군의 명에 “주인이 충신으로 나라에 몸을 바치려는데 어찌 충노가 되지 못하겠습니까?”라며 끝까지 장군을 지키며 함께 전사했다.

▲ 충노불망비가 있는 비각(완쪽)과 충노가 되겠다는 기별의 말을 세긴 비석 뒷면.

 이에 후손들은 정무공의 충과 이를 함께한 충노를 기억하기 위해 4백여 년간 주변 양반가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충노의 제사를 지내고 있다.

경주시 내남면 이조리에 정무공이 살던 집이 남아 있는데 처음에는 당호를 ‘흠흠당’이라 했는데 1760년경 건물을 수리하고 ‘충의당’으로 당호를 바꾸었으며 충의당 대문 앞에 장군의 동상과 업적이 전시된 충의공원이 조성돼 있으며 사당 뒤편에 옥동과 기별을 잊지 않겠다는 충노불망비가 있다.

▲ 용산서원에 있는 숭렬사우 편액(왼쪽)과 서원 앞 정무공의 신도비각.

숙종 37년(1711) 임금으로부터 ‘숭렬사우’라는 편액을 내려받아 후에 서원으로 승격된 용산서원이 가까운 곳에 있으며 서원 앞에 장군의 업적을 기록한 신도비각이 있다.

이 진 호

문화유산 해설사 / 신라마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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