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의 풍요로운 삶을 위한 평생교육의 실천

동대신문l승인2022.04.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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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기술대학 이원호 교수

최근에 COVID19로 인해 수면 아래로 내려간 많은 이슈 중에서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은 조만간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인간의 수명이 늘어가면서 100세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고, 몇 년 사이에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주변에 은퇴한 분들이 “퇴직하고 나니 시간은 많은 데, 딱히 할 일이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하고 있다.  오랫동안 직장 생활에만 매달렸던 터라,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어서 TV를 보거나 유튜브,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빼앗기는 시간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하기야 유튜브에 들어가 보면 없는 게 없는 세상이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 운동경기 명 장면, 반려 동식물 키우는 방법은 물론 심지어 먹방과 같은 다양한 영상물이 넘쳐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영상물들에 빠져들다 보면 가끔은 남의 삶을 들여다보기만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공허한 느낌을 갖는다고 한다.

짧게는 30면, 길게는 50년의 은퇴 후 삶을 지속해야 할 그들에게는 적절한 수준의 경제적기반 확보는 물론 건강한 여가시간의 활용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이에, 은퇴를 앞둔 당사자이기도 한 필자는 고령화 사회 문제해결 방법의 하나로서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보고자 한다.

지난 3월초 즈음에 지인으로부터 오랜만에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자신의 피아노 독주회에 초대한다는 정중한 메시지였다.  함께 보내온 독주회 팜플렛에는 그랜드피아노를 배경으로 하얀 백발에 환한 웃음을 머금은 채로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지난해 연말에 60세의 나이로 대기업에서 정년퇴직을 한 그가 퇴직을 기념하여 독주회를 연다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어떤 사연인가 궁금하여 초대장에 적힌 “My piano story”를 찬찬히 읽어보았다.

피아노 소리를 접하기 힘든 시골에서 자라나 고등학교 때야 처음 들어본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20대 시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리차드 클라이더만의 “아들린느를 위한 발라드”, 30대 초반에는 조지 윈스턴의 “December”를 들으며 자신의 버킷 리스트에 피아노 연주를 올려놓았다.  우리시대 대부분의 가장이 그러하듯 그도 회사 일이며 가정사를 돌보느라 자신의 꿈은 한 켠으로 미루어 두고 지냈다.  급기야 “내가 피아노를 못 치고 죽으면 난 실패한 인생이다”라는 절박한 마음으로 54세의 늦은 나이에 피아노를 시작하였고, 8년여의 취미생활을 정리하는 연주회를 갖게 되었 노라고 소개하고 있다.

독주회는 처음이라 다소의 실수는 있었으나 준비된 10곡의 연주를 무사히 끝내고, 대부분 지인들이었던 관객의 환호성에 그는 패기에 찬 일성을 내놓았다.  “10년 뒤에는 더 멋진 무대를 선보이겠습니다.”  아마, 10년 뒤에는 틀림없이 훌륭한 연주자가 되어있을 거라 기대해 본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의 꿈을 꾸준히 실현해 나가는 이러한 모습이 바로 평생교육을 실천하는 사례일 것이다.

우리는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예체능 과목을 이론으로만 배워왔다.  그리고 먹고 살기에 바빠서 즐겁게 사는 법을 잊고 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비단 예체능만이 아니라, 역사나 철학과 같은 인문학 과목도 재미없게 배워왔다.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것에 대해 새로운 배움을 계획하고, 꾸준히 학습을 한다면 은퇴생활이 멋지고 풍요롭게  변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진정한 평생교육의 모습이지 싶다.

항간에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는 말이 회자될 만큼 지방대학의 위기가 심각하다고 한다.  학령 인구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일 텐데, 이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앞서 얘기한 대로 은퇴자의 수는 점점 늘어갈 테니 대학에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지금까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양성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면, 앞으로는 은퇴자의 풍요로운 삶을 가꾸어 가는 평생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어떨까 싶다.  그렇게 된다면 훌륭한 교육 인프라를 갖춘 지방대학은 지역사회와 동반성장 할 수 있는 평생교육의 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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