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경주 분황사지

지면으로 보는 숨겨진 경주 동대신문l승인2022.01.1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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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을 각각 이르는 분다리·각황의 분황사

국보 모전석탑·보물 당간지주 등 볼거리 다양

▲ 하늘에서 본 분황사.(사진=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우리 역사상 최초의 여왕이신 신라 27대 선덕왕(재위 632년~647년)은 여성으로 처음으로 왕위에 오르나 백제와 고구려는 물론 당나라에서까지 무시한다. 이에 왕은 재위 3년만인 634년 인평(仁平)이라는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하며 절을 세우게 되는데 그 절이 향기날 ‘분(芬)’ 황제 ‘황(皇)’ 자를 딴 분황사이다.

분황은 향기로운 황제로 해석, 여왕을 지칭하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나 흰색 연꽃인 백련이 최절정으로 핀 상태를 이르는 말로 부처님을 일컫는 분다리(芬陀利)에서 ‘분’ 자와 깨달은 황제 즉 불타의 다른 이름 각황(覺皇)에서 ‘황’ 자를 딴 이름으로 분황사는 곧 부처님을 뜻하는 절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정반왕(淨飯王) 또는 백정왕(白淨王)이라 불리는 슈도다나왕과 마야부인 사이에서 태어나는데 선덕왕은 신라 26대 진평왕 김백정과 마야부인 사이에서 태어나니 진평왕은 싯다르타 태자 즉 석가모니를 낳고자 하는 염원으로 김덕만을 낳았다.

▲ (좌) 분황사 모전석탑 옛사진.(사진=국립중앙박물관) / (우) 1탑 3금당 그래픽(사진=문화재청 영상 화면캡쳐).

 그래서 여자로서 처음으로 왕이 된 선덕왕은 자연스럽게 석가모니가 되고 분황사라는 절 이름은 여왕을 지칭하는 향기로운 황제의 절과 부처님을 지칭하는 절 둘 다가 통하고 있으니 어쩌면 같은 뜻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은 경내가 그리 넓지 않은 아담한 절이지만 황실에서 조성한 절인 만큼 창건 당시에는 신라 최초의 ‘품(品)’ 자형 일탑삼금당식(一塔三金當式) 가람으로 인공연못까지 갖춘 대규모 사찰이었음을 발굴을 통해 확인했다.

신라 최초의 석탑으로 여겨지는 분황사 탑은 안산암이라는 돌을 벽돌처럼 다듬어 벽돌을 쌓듯 탑을 올리니 벽돌탑 즉 전탑(塼塔)을 모방한 석탑이라 하여 모전석탑이라 불린다. 희귀한 형태와 신라 최초의 석탑이라는 역사성으로 국보로 지정된 탑으로 현재는 3층까지 남아있으나 원래는 9층 정도였으며 탑에서 나온 금바늘, 가위 등의 사리장엄구는 절을 만든 선덕왕과 관련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리장엄구는 국립경주박물관 신라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 (좌) 금바늘, 가위 등의 모전석탑 출토 사리장엄구. / (우) 모전석탑과 삼룡변어정.

약사여래를 모신 보광전과 모전석탑 사이에는 신라를 지켜주는 세 마리 용중 한 마리가 살았다는 ‘삼룡변어정’이라는 우물이 남아있는데 하나의 커다란 돌을 바깥쪽은 팔각형으로, 안쪽은 원으로 깎은 모양으로 신라를 지키던 세 마리의 용을 외국 사신들이 물고기로 변하게 해 훔쳐간 것을 원성왕이 구했다는 재미난 이야기가 삼국유사에 전하는 신라시대 우물이다.

분황사는 신라의 승려 자장과 원효가 머무르면서 불법을 전파하였던 유서 깊은 사찰로 특히 원효는 이곳에 오랫동안 머물며 많은 책을 저술했는데 원효가 죽은 뒤 그의 아들 설총은 원효의 유해로 소상을 만들어 이 절에 모셔두고 죽을 때까지 공경하였고 일연이 삼국유사를 저술할 때까지는 원효의 소상이 있었다고 한다.

원효는 신라시대까지 그 이름을 높여주는 시호가 내려지지 않다가 1101년(고려 숙종 6) ‘대성화쟁국사’라는 시호가 내려지고 이를 기리는 화쟁국사비가 세워졌으나 많은 전란을 겪으며 비석은 없어지고 받침대만 남았다.

이후 추사 김정희가 분황사를 찾아 주변의 비석 조각을 모아보니 원효를 추앙하는 비석이 있던 곳임을 확인하고 받침대에 ‘차화쟁국사지비적(此和諍國師之碑蹟)’이라는 글을 새기니 그 유명한 추사의 글씨도 감상할 수 있다.

▲ ‘차화쟁국사지비적’이 새겨진 비석 받침.

분황사와 황룡사지 사이에는 최근 보물로 지정되며 ‘구황동 당간지주’에서 새롭게 ‘분황사 당간지주’로 명명된 당간지주를 볼 수 있는데 당간을 견고하게 받치기 위한 간대석은 거북이 모양으로 다른 당간지주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기법을 자랑한다.

다양한 문화유산 볼거리를 제공하는 분황사는 유채가 노랗게 물드는 봄부터 황화 코스모스가 피는 가을까지 예쁜 꽃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니 계절마다 찾아가 볼 것을 추천한다.

문화유산해설사

신라마을 대표

이 진 호

▲ (좌) 보물 분황사 당간지주. / (우) 거북이 모양을 한 독특한 기법의 간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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