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최부자 고택 안채

지면으로 보는 숨겨진 경주 동대신문l승인2021.11.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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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왕세자도 보지 못한 비밀의 공간

고택활용사업으로 드러난 숨겨진 포토존 인기

▲ 경주최부자 고택 전경

 한국의 대표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추앙받는 곳이 12대 동안 만석의 재산을 이어오며 나눔과 상생을 실천한 경주최부잣집이다. 정당한 부의 축적과 사회 환원을 동시에 시행하며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한 경주최부잣집은 여섯 가지 가훈으로 유명하다.

그 중 하나가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인데 경주최부잣집이 각지에서 몰려든 과객을 후하게 대접한 이유는 앉아서 전국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으니 직접 가서 알아보는 것보다 훨씬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며 정보를 취합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으로 누구보다 빨리 상황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많은 시인과 묵객, 신돌석을 비롯한 구한말의 의병장부터 백산 안희제와 고헌 박상진의사 등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경주최부자댁을 찾았다. 이 중 외국 인사로는 스웨덴 구스타프 국왕의 조부이자 고고학자인 아돌프 구스타프 6세인데 그와 관련된 일화가 재미있다.

왕세자 시절인 1926년 신혼여행차 아시아를 여행하던 중 일본에 머물고 있던 구스타프는 조선에 대한 강제병합의 국제적 여론을 긍정적으로 돌리기 위한 조선총독 사이토 마코토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경주에서 진행되던 서봉총 발굴에 참여했다.

대학에서 동양미술사와 고고학을 전공했으며 자국 발굴에도 여러 번 참가했던 구스타프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10월10일 새벽, 석굴암에 올라 일출을 감상하고 석굴암과 불국사를 관람한 구스타프 일행은 8시경 조선총독부박물관 경주분관에서 에밀레종소리를 감상하고 드디어 오전 10시 발굴현장에 도착해 봉황이 새겨진 금관을 직접 발굴하게 된다.

▲ (좌)발굴 중인 구스타프 왕세자. (우)서봉총에 있는 구스타프 기념비

 

▲ 보물 서봉총 금관 정면(좌)과 측면(우) (사진=문화재청)

스웨덴의 한자식 표기 서전(瑞典)에서 ‘서’자를, 봉황(鳳凰)의 ‘봉’자를 따 서봉총이라 명명된 이 무덤에서는 앞서 발견된 금관총, 금령총 금관과 달리 금관 안쪽에 열십(十)자 모양의 테가 있고 거기에 3마리의 새가 장식된 특이한 형태였다.

이날 오후 경성에 들러 만찬회에 참석 후 다음날 중국으로 출국예정이었던 왕세자는 금관을 직접 꺼낸 기쁨이었을까 일정을 변경해 오후에 다시 발굴현장에 나타나 발굴을 지켜보며 하룻밤을 다시 경주에서 보내게 되는데 이 때 머물렀던 곳이 경주최부자댁이었다.

왕세자는 조선이라는 나라의 생활과 문화에 관심을 갖고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했으나 아쉽게도 단 한 곳만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는데 그곳이 외간남자들의 출입금지구역인 여성들의 생활공간 안채였다.

▲ 여성들의 생활공간 경주최부자댁 안채 모습

 아쉬움을 안고 스웨덴으로 돌아간 왕세자는 왕으로 즉위했고 우리나라도 광복을 맞이했으나 이내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게 된다. 이때 UN에서 파병을 보내는데 스웨덴은 간호부대를 파견했고 전세가 낙동강까지 밀려 최부잣집이 있는 교촌마을 옆 동부사적지대 잔디밭에 야전병원이 차려진다.

상황이 다소 잠잠해지자 스웨덴 간호장교들이 경주최부잣집을 방문, 여성들의 공간인 안채로 들어가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안채를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한 스웨덴 국왕은 사진으로 나마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특명을 내린 것이다. 여성인 간호장교들은 안채 출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경주의 양동마을, 안동의 하회마을을 가 봐도 대부분 여성들의 생활공간인 안채를 보지 못하는 집들이 대부분이나 경주최부자댁은 현재 거주하는 이가 없어 안채까지 개방하고 있으니 스웨덴 왕도 보지 못한 비밀(?)의 공간을 직접 찾아가 보기를 추천한다.

매년 4월~11월 문화재청의 고택․종갓집 활용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경주최부자 곳간을 열다!’ 행사가 매주 토요일 오후에 진행되는데 이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큰사랑채의 누마루와 안채의 대청마루까지 올라가 숨겨져 있던 포토존에서 인생샷을 찍을 수 있다.

▲ 큰사랑채 포토존(왼쪽)과 안채(오른쪽 3장)의 포토존에서 찍은 사진

문화유산해설사

신라마을 대표

이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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