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도전

동대신문l승인2021.04.0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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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산 (불교유튜브 ‘아이고절런’ 대표)

“선생님~ 예전의 선생님처럼 국악을 만나 배워 가는 새내기 국악인 혹은 지금 무언가를 위해 배워가는 청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아니요. 할 수 없습니다.”

며칠 전 우리나라에서 국립창극단 최연소 입학이라는 타이틀을 아직 유지하고 있는 국악인 남상일 선생님을 인터뷰하는 자리가 있었다. 그리고 새내기 국악인과 젊은 청년들에게 한마디를 부탁드렸다. 선생님은 곧바로 해 줄 수 있는 말이 없다고 하셨다. 나는 국악을 행운처럼 만났고 지금까지 행복했다. 많은 응원을 받으며 주인공의 자리에 있었고, 지금 이 자리에 있다. 그래서 해 줄 수 있는 말이 없다. 지금의 친구들은 힘든 시대와 상황을 만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시기와 질투, 고통이 있기 마련이다. 본인은 운이 좋았다고 하시는 말씀 뒤에 자신에 대한 근거 있는 믿음과 현재의 청년들을 이해하는 겸손함이 느껴졌다.

 

동대신문에서 이 원고를 부탁하는 연락을 받았을 때 아주 흔쾌히 승낙했지만, 곧바로 어떤 이야기를 해 줘야 할지 고민했다. 선생님처럼 겸손함과 간결함을 담은 대답을 할 순 없지만 내가 경험했던 이야기를 해 본다.

 

나는 조금 무모했다. 군 생활 중 만난 불교를 친구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주말에 혼자 법당에 나가는 게 심심할 거 같아서 친구들을 꼬시고 싶었다. 그 꼬심을 위해 무작정 인근의 사찰에 방문하여 사찰여행 영상을 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종무소에서는 문화재 관리와 안전문제로 사전 협조가 항상 필요하다고 하셨고 나의 꼬심은 멈춰질 뻔했다.

그러나 나의 무모함을 막을 수 없었다. ‘협조’의 문턱을 만나고, 곧바로 네이버에 ‘불교’를 검색하니 대한불교조계종의 홈페이지가 첫 번째로 나왔다. 그곳에 들어가 종단의 다양한 부서를 확인하고 왠지 모르게 끌리는 문화부의 어떤 팀장님에게 무작정 전화를 했다.
“전국의 사찰여행을 하며 불교를 알리고 싶습니다! (친구들을 꼬시고 싶습니다)” 그 당시 나의 전화를 받았던 팀장님은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당연하게도 그 전화통화에서 긍정적인 대답은 없었고, 무모했던 나의 의지가 점점 사그라들 때쯤 반가운 전화가 울렸다. 그 당시 지방에 있던 나에게 서울로 한번 올라와 줄 수 없냐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나는 서울로 향했고, 자유롭게 사찰여행을 다닐 수 있는 협조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불교크리에이터 강산이라는 타이틀로 전국의 사찰을 여행하며 많은 스님들을 만나고 있다. 그게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되어가고 있다.

 

간혹 내가 참여한 인터뷰 중 “여러분 재밌는 일을 하며 사세요”라는 말을 하곤 한다. 누군가에겐 무책임한 말로 들릴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재미만 찾으라는 삶을 권장하는 건 아니다. 불교 콘텐츠를 만들기 막 시작했을 무렵 영상 만드는 방법을 몰라 친구에게 돈을 주며 영상 제작을 맡겼었다. 난 그 돈을 벌기 위해 자는 시간을 아껴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했다. 뚜렷한 목적이 있으니 그 아르바이트 시간마저도 재미있게 느껴졌다.
하지만 재미와 성공은 다르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면 좋지만 쉽지 않다. 나 역시 지금 누구나 알만큼의 꼬심의 결과를 이뤄내지는 못했다. 아직도 그 꼬심은 현재 진행 중이고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을 꼬시고 있다. 그래도 나의 무모한 도전과 재미있는 삶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없었다면 지금 이 순간 자체가 없었다. 재밌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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