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

동대신문l승인2020.12.2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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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준 (고고미술사학 2)

오늘도 5명이 퇴근을 못 했다. 무슨 일인가 하면 산업재해 때문이다. 한 달에는 150명, 160명이 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산업재해 사망자 수는 지난해 2,020명이고 전체 산업재해 당사자는 109,242명이다. 전년 대비 6,937명이 증가했다. 이는 곧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하다 사고로, 과로로 죽고 다치는 이가 10만 명이 넘는다는 소리다. 코로나로 출퇴근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이 사망자 수가 줄은 것도 아니다. 2020년 현재까지의 사망자 수는 1,701명이다. 이는 직장에서 얻은 질병, 과로나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은 이 중 산업재해 보험이 적용된 사람만 포함한 수이다. 2018년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고 김용균 노동자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목이 잘려 사망했으며, 2016년 서울 구의역 승강장에서는 19세 노동자 김모 씨가 스크린 도어에 끼여 사망했다. 2018년 CJ대한통운에서는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이 감전사고로 숨졌으며, 2020년 쿠팡에서도 27세 노동자가 근무일에 11시간을 넘는 시간을 일하고 야간업무를 강행하다 과로사로 세상을 떠났다. 모두 한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들의 나이는 모두 우리 대학생 대부분과 비슷한 '10대 후반, 20대'였다.

 

최근에는 대학생들 또한 비정규직, 일용직으로 일하러 갔던 곳에서 사고를 당하거나 죽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물류센터, 택배상하차,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 이러한 '일용직 아르바이트'들은 우리 모두도 일상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일이다. 이 모든 건 우연이고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까. 대부분의 산업재해는 기업이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으며 일어난다. 대학생 감전사 참사, 구의역 참사와 태안화력발전소 참사는 사측의 시설관리 미흡 혹은 사측이 2인 1조의 원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참사였으며 쿠팡 참사 역시 사측이 일용직 노동자를 상용직 이상의 실 근무 시간을 적용해 일어난 참사였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한국의 노동환경은 좋지 않고 이러한 규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생산직 노동자들의 문제를 넘어 사무직 노동자들 역시도 과로로 인한 질병, 사망사고와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등의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오리온의 22세 여성 노동자는 남성 상급자의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이제 적당히 하라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tvN 혼술남녀의 조연출 이한빛 PD는 과도한 업무와 정리해고 업무 부여에 정신적 스트레스와 과로를 느끼고 결국 자살로 세상을 떠났다. 과도한 업무 등에 대한 조정 등을 여러 차례 요구했음에도 일어난 일이었다.

 

이러한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업장에 대한 단속과 산업재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해야 한다. 국회에 발의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동의청원에서 시민 10만 명이 동의한 법안이기도 하다. 고 김용균 노동자와 고 이한빛 PD의 유가족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통과에 대해 국회에서 정의당, 시민사회단체 등과 단식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노동자들에 대한 정신적인 케어와 노동 복지의 강화 또한 병행되어야 할 일이다. 일하다 죽고, 일하다 다치고, 자살하지 않는 사회를 위해서라면 이러한 법안들의 재개정, 단속과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와 우리의 친구, 부모님, 가족들이 퇴근할 수 있는 사회가 다가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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