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의 변

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하다면 그에 따른 수확도 확실할 것 박재형 편집장l승인2020.12.2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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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형 편집장

▲2020년, 식상한 듯 해도 정말 기억에 남을 한 해일 것 같다. 올해는 등교보다 출근이 익숙했던 내게 많은 것을 가져다줬다. 지난 본보 1605호 △데스크에서 칼럼에 이런 문구를 적었다. “신문사 조직 안에서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았다. 정확히 말하면 ‘이루고 싶은’이란 표현이 맞을 것이다”. 올해 마지막 신문을 발행하며 지난 1년을 돌아보니 어느새 내가 그리고자 했던 그림들이 다 그려져 있었다. 작년보다 발행횟수도 늘었고 편집국 내 시설, 체계가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2년 전, 낭만 가득한 캠퍼스 생활을 꿈꾸며 입학했지만, 대학 생활의 8할을 동대신문에 투자했다. 가끔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옳은 걸까?” 의구심도 들었다.

▲그럴 때마다 계획, 초심이 흔들리는 나를 붙잡았다. 친구들이 하나, 둘 입영 열차에 올라타고 주변에서는 “군대 언제 갈래?”, “할 만큼 했잖아”라고 속삭일 때, 내가 그릴 그림들을 설명하고 수긍하게 만들었다. 그 그림을 완성하지 못했다면 ‘허세만 가득 찬 망상가’에 그쳤을 텐데 기어코 종강 후에도 편집국에 남아 기사를 써낸 덕에 1608호와 내 그림을 완성했다. “내 욕심이 너무 큰 건 아닐까?” 헷갈린 적도 있지만, 끝까지 잘 따라온 차장, 수습기자들 덕에 뿌듯한 2020년을 장식할 수 있게 됐다. 3년 간 동대신문에서 일하며 잃은 것도 분명히 있지만 더 큰 것들을 얻었기에 2년 전으로 돌아가도 나는 수습기자 지원서를 작성할 것이다.

▲사실 학교에서 기자로 산다는 것이 녹록지만은 않다. 취재처의 비협조적인 태도 혹은 바빠 죽겠는데 눈치 없이 찾아오는 마감날 등, 일반 학생으로서 짊어질 무게보다 몇 배의 스트레스를 떠안고 살아야 한다. 게다가 학보사는 기관이기 때문에 정해진 출퇴근 시간까지 있어 개인적으로는 야간대학을 다니는 직장인들에 비해 더 힘들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만큼 다른 이들에 비해 먼저 사회를 경험하고 그 안에서 업무처리, 성실성, 태도 등 많은 것을 직접 부딪히며 배웠다.

▲3년 동안 하루도 편집국을 떠난 적이 없어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할지 막막한 감도 없지 않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문사 생활에 대해 “모든 걸 갈아 넣었다”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끝이 다가오니 어쩔 수 없이 미련이 남는 듯하다. 그렇지만 확실한 건,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대학 생활에는 어떤 그림을 그릴 것인지 고민할 시간이다. 밑그림을 잘 그려야 어떤 색을 칠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어 항상 일당백으로 일해온 차장, 전문기자 그리고 수습기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박재형 편집장  super0368@dongg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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