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마음’까지 다치게 하는 코로나-19

‘코로나 우울’ 이제 그만! 심리방역체계 구축해야... 윤예진 기자l승인2020.12.29 10:1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일러스트 = 변예린 일러스트 전문기자 0222ylsp@gmail.com

최근 우리학교 커뮤니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한 심리를 표출하는 글이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2030층을 중심으로 ‘코로나 우울’은 사회 전반에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때문에 우울감, 불안감, 스트레스를 의미하는 ‘코로나 블루’와 이를 넘어서 분노의 의미를 가진 ‘코로나 레드’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이에 물리적 방역뿐 아니라 심리적 어려움에 대처하는 ‘심리방역체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 지난 8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실시한 ‘코로나19로 인한 건강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4명이 코로나 우울을 경험했다.

 

코로나-19와 함께 퍼져가는 마음의 병 코로나 우울

코로나 우울은 가벼운 우울감을 넘어 극단적 증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우리학교 학생상담센터 관계자는 “심리적 우울감은 공황장애로까지 이어지며 폭력성, 자해, 자살 충동 등 더 심각한 증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해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20대 자해 건수는 213건이다. 지난해 118건에 비해 80.5%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가장 많이 차지했고 뒤이어 서울, 경기 순으로 자해 건수 증가율이 높았다.

한편, 코로나 우울은 개인을 넘어 사회적 불안과 갈등을 조장하기도 한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7월 국내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신경이 곤두서 있는 것 같다’는 항목에 73.2%가 답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일상적 행위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이에 영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이근배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타인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늘고 있다”며 “내면의 우울이 외부로 표출되면 분노의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학사회에 드리운 코로나-19 먹구름, 지쳐가는 학생들

온 국민이 코로나 우울과 씨름 중이지만, 특히 청년층은 코로나 우울에 가장 취약하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올해, 2030층의 우울증 진료는 작년 대비 21.6%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공황장애 진료는 올해 29만 9,954명으로 작년보다 68.8%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이동훈 교수는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층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시기이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매우 클 것”이라며 “코로나 우울에 가장 민감한 세대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학교 인문대학 소속 학생은 “코로나-19 이후 모든 게 멈춰있는 듯한 기분”이라며 “게다가 학업으로 인해 불안하기도 하고 하루하루가 우울하다”고 말했다.

청년층이 코로나 우울에 특히 취약한 이유는 이들이 한창 사회 활동을 해야 하는 시기라는 점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실제로 연세대학교가 지난 8~15일 재학생 5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삶’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우울 증세가 있는 이들은 “사회적 교류도 축소될 뿐만 아니라 취업난까지 겹쳐 불안한 감정을 걷잡을 수 없다”고 밝혔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라 외부와의 교류를 포함해 학교 내부의 교류까지 축소되면서 상실감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걱정하는 고학년은 코로나-19 여파로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코로나 우울을 겪는 경우가 빈번하다. 더불어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아르바이트 구직마저 어려워졌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는 매출액 상위 400대 기업 중 하반기 신규 채용 비율은 74.2%다. 또한 올해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은 44.5%로, 코로나-19 이전 4년제 대학 졸업자 취업률이 63%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취업문이 좁아짐에 따라 청년들은 우울증과 무기력감을 호소한다.

 

슬기로운 ‘집콕’ 생활, 심리방역체계 중요성

이처럼 청년들은 코로나-19 굴레 속에서 병들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우울을 겪고 있는 청년 중 대부분은 이를 극복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실제, 우리학교 학생상담센터에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우울 유경험자의 36.5%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일부는 음주와 같은 부적절한 방법으로 우울감을 해소한다고 답했다. 반면 ‘전문가 및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는다’는 응답은 2.79%에 그쳤다. 이에 청년들이 적절한 방식으로 코로나 우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학 당국과 정부가 학생들의 심리 건강을 살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호남대는 코로나-19 심리 상담을 위해 주기적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호남마음콜’을 운영하여 심리 방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더불어 대구한의대는 학생들이 전문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꺼려하지 않도록 외부 상담센터와의 협약을 체결해 심리방역 체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대학 차원에서 실시하는 심리방역은 대학생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한계가 있기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도 중요하다. 정부는 지난 8월부터 부처별로 진행하는 대국민 심리지원과 연계해 전문가의 심층 상담을 지원한다.

영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이근배 교수는 “코로나-19 방역 주도권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상기하고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는 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정 행동을 금지하기보다 방역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권장하는 표현 지침을 사용하는 것이 2030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와 끝나지 않는 싸움 속에서 수많은 청년의 삶이 끝자락에 놓여있으며 사람들의 마음에 빨간불이 켜졌다. 코로나 우울이 우리 사회를 잠식하지 않도록 효과적 심리방역 체계를 마련해야 할 때다.


윤예진 기자  yejin@dongguk.ac.kr
<저작권자 © 동대신문 경주캠퍼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신문사소개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38066 경상북도 경주시 동대로 123 (석장동, 동국대학교경주캠퍼스)   |  대표전화 : 054)770-2057~8  |  팩스 : 054)770-205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영
Copyright © 2021 동대신문 경주캠퍼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