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그리고 에듀테크

"우리는 준비되지 않았는데, 미래가 먼저 왔다" 동대신문l승인2020.11.1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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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모 김홍빈 대표

코로나로 한창 어수선하던 올 봄 어느 라디오에서, 코로나를 맞이한 우리의 상황을 교육부 관계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코로나로 빚어진 많은 혼란들이 우리가 언젠가는 맞이하고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라는 담담한 평가가 인상적이었다.

교육부는 4차례에 걸쳐 개학 연기를 하면서 유례없는 4월 개학을 결정했다. 그리고 온라인 개학이라는 이름도 생소했던 경험. 교사는 교사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그리고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혼란 속에서 겪어 내야 했다. EBS가 온라인클래스 시스템을 부랴부랴 300만 명이 접속할 수 있도록 서버를 증설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교사들은 마치 유튜버가 된 마냥 동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고, 인코딩 해야했고, 여러가지 새로운 소프트웨어들을 익히느라 진땀 빼는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과 적응과정들도 지나가고 이제는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2년 걸릴 디지털 전환이 2개월 만에 이뤄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은 IT 강국'이라는 명제가 유일하게 통하지 않았던 곳이 바로 학교 안 교실이었지만, 지난 8개월 동안 밀린 숙제하듯 온라인 교육 환경을 정비하고 교육컨텐츠, 학습플랫폼 등을 받아들였다. 열릴 것 같지 않던 공교육이라는 거대하고 단단한 빗장이 한 순간에 활짝 열리게 된 것이다.

코로나가 가져온 이러한 강제적인 변화와 기회 속에서 에듀테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얼마전 눈높이 교육으로 알려진 교육기업 대교는 교육부에서 선정하는 에듀테크 멘토링 사업에 선정되었다. 이제는 대기업의 우수한 에듀테크 기술이 학교로 공급되는 것이다. 웅진, 교원, 비상, 천재교육, 메가스터디 등 익숙한 기업들도 속속들이 에듀테크를 내세운 학습 서비스 및 플랫폼을 출시하고 있고 언제든 공교육에 진입할 준비가 되어 있는 듯 보인다.

코로나가 공교육의 빗장을 해제시킨 상황에서, 에듀테크가 가져다 줄 교육의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본다. 지금 회자되고 있는 에듀테크는 먼저 이러닝과 구분된다. 이러닝에서는 학습내용을 동영상이나 파일로 제공해서 언제 어디서든 그리고 반복해서 학습할 수 있게 해주었다. 학습에서 시공간이라는 제약을 없애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 준 것이다. 그렇다면 에듀테크는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에듀테크에서는 가상현실, 증강현실과 같은 기술과의 접목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역시 데이터와 인공지능이다. 그리고 이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교육에 가져올 가장 기대되는 변화는 바로 개인화이다.

이런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구구단을 다 외우지 못했는데 나눗셈으로 진도가 나간다. 방정식이 익숙하지 못하지만 미적분 문제를 풀어야 한다. 품사와 문장성분이 헷갈려도 구와 절의 개념을 배우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서도 친구들에게 폐를 끼칠까, 선생님께 면박당할까 질문하지도 못하고 소심하게 넘어가기 급급했던 경험. 이렇게 하나둘씩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진도를 나가다 보면 어느새 수포자, 영포자가 속출해 있다. 그렇다면 내가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이해해주는 교육, 그래서 지금 나에게 필요하고 또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내용을 제공해주는 교육은 불가능한 것일까.

Adaptive Learning, Micro Learning 이라는 개념을 통해 개개인에 맞춰진 교육을 제공하고자 하는 화두는 진즉 던져졌었지만, 진정한 개인화 교육 솔루션은 이제야 진정으로 실현되어 가는 듯하다. 노리라는 스타트업은 수학문제를 작은 조각의 지식으로 분해해서 학생이 어떤 문제를 틀렸을 때 어떤 개념이 부족한지 파악하고 그 학생에게 맞는 학습내용을 제시한다. 뤼이드라는 스타트업이 개발한 산타토익도 토익문제가 가질 수 있는 메타데이터를 활용하여 학습자가 취약한 영역의 문제를 제시한다. 교사가 학생을 전담하지 않는 이상 이루어질 수 없는 교육이지만,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이것들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노리는 대교에 인수되었으며, 뤼이드는 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냈다.

에듀테크가 가져올 개인화 교육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가 있다. 바로 포기하지 않게 하는 교육을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수포자, 영포자는 노력하지 않은 학생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부단히 노력했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학생들이 아니었을까. 뛰어난 학생을 가려내고, 뛰어난 학생을 더욱 뛰어나게 만드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뒤쳐지는 학생들을 이끌어가는 교육을 기대해 본다. 왜 잘 따라오지 못하냐고, 왜 너는 이걸 아직도 모르냐고 타박하지 않는 교실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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