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말 겨루기 대회]경주말을 기억하자

경주를 사랑하는 한 시민의 소원 동대신문l승인2016.12.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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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택 평생교육원 강사

  이곳 경주에서는 이삼십년 살아서는 경주사람으로 인정해 주지 않고, 적어도 3대는 살아야 경주토박이로 알아준다고 하는 말이 있다. 금년에 처음으로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경주 말 겨루기 대회’가 실시되었다. 문화융성시대로 불리는 지금 지역방언들의 가치를 되살려 볼 필요가 있으며 경주에 살면서 순수한 경주말을 배워보고 알아보는 일은 매우 의미있는 일 일 것이다. 다음과 같은 경주 사투리를 제대로 구사한다면 경주인으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하겠다. 이것은 필자의 원고로 최우수상을 받은 어떤 중학생의 발표 내용이다.

 

경주 대지진에 접하여

여러 어르신들요! 아직 잡샀능기요?

인자 이렇게 경주말 겨루기 한마당에 나와가주고 지 이바구 들어주싱이 뒤게 고맙심더

지는 마 원캉 배운 기 없는 경주 토배기라노이까네 말이 억수로 물됩니더.

경주말 모르는 이는 지를 보고 “뭐라고 저러케 자꾸 시부리쌌노?” 카기도 할낍니더.

그러면 지 이바구 한분 단디 들어볼랑기요?

요새 경주에서는요 사흘두리 지진이 자꾸 터져사이까네 걱정이 말이 아이시더. 우황청심환 찾는 할배 할매가 쌔배랬다 안 카능기요.

마실 할매들이 주께쌌는 거 들어보면, “이래 가주고 어이 살끼고!” 케샀심더.

그런데도 관청에서는 경주가 끄떡없는 안 카능기요.

하늘에 맡기고 살자는 긴지도 모르는기라.

첨성대를 한분 보이소. 한분도 안 뭉개지고 천년도 넘게 그대로 서 있다 아잉기요

이분에 월성원자로도 잘 돌아가는 것을 지진이라카니 식겁 먹고 일부러 손으로 껐다 안 카능기요.

다른 나라에서는요 지진 한분 났다카면 돌다 모래기 뭉게지듯이 주앉는 집이나 건물이 억수로 많다 안 카능기요. 죽은 사람도 천지배까리고요.

경주에는 이분에 지진이 왔다케도 배린박에 금이 가거나 집당만디에 기왓장은 쪼매 깨졌지만은 폭싹 주저앉은 집이나 죽은 사람은 하나도 없심더.

경주 사람들은 가마이 있는데 외지 사람들이 생난리를 피우고 있는기라요.

경주에 수학여행 올라카던 학생아들을 세월호 사건에 디빠져가주고는 위에서 전부 취소하라고 했다 안 카능기요. 신문과 텔레비에서도 자꾸 떠들어산이 관광 올라카던 사람들도 모지리 겁을 집어 먹고 예약을 취소해뿌랬다 안 카능기요. 얼마나 손해가 많은 지 모릅니더. 이 곳 장사꾼들도 죽을 맛이라요.

이래 가주고는 정말 경주 힘들게 됩니더.

무진 대책을 세워야 합니더. 경주 사람들 정신 차리라는 걸 알아야 합니더.

시월달 신라문화제를 비롯해서 각종 행사에 공무원들도 욕을 많이 보지마는 시민들도 마카 용을 무진장 써야 할낍니더.

2천 년도 넘게 지켜온 경주니 걱정 말고 놀러오라고 자꾸 소문내야 합니더.

잘못 된 뒤 늦게사 후회를 해도, 한탄을 해도, 눈팅이가 반팅이가 되도록 울어도 소용이 없심더.

사게사게 해야 합니더. 쫓치바리 하듯이 속도를 내야 합니더.

이 기 경주를 진짜배기로 사랑하는 한 시민의 소원이시더.

 

  최근에 와서 각 지역마다 사용하는 언어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점점 사라지고 있는 지역토속 언어를 발굴 · 보존에 활용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로 초등학생에서부터 일반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행사에 참여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 행사로 알 수 있는 바는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표준어만 구사했던 예전과는 달리 현재는 지방사투리를 장려하고 관심을 가지고 활발하게 찾아내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안동(안동 사투리 경연 대회), 강릉(강릉 사투리 맛보기대회), 제주(제주 사투리대회)에 이어 경주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사투리 즉 지방언어의 가치를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개최된 행사지만, 그 지역이 간직하고 있는 고유의 문화까지도 살펴보자는 의미도 폭넓게 지니고 있다.

  특히 ‘경주말’은 신라말의 본 산지로서, ‘우리말’의 원류를 찾을 수 있는 중요한 증거라 말할 수 있겠다. 특히 경주에 사는 사람들은 경주 말이 어떠한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이로 인해 옛 문화와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가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

 

※ 위 기사는 158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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