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택시지부 갈등으로 흔들리는 석장동 택시 승강장

‘철거’vs‘유지’, 확고한 입장에 대체방안마저 부재…장기화될 우려 글=박재형 기자/ 사진=윤예진 기자l승인2020.07.15 21:28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새로 옮겨진 위치에 조성된 '택시 승강장' 표지판

  석장동 택시 승강장 위치를 놓고 인근 상가 건물주 및 상인들(이하 상인)과 경주개인택시지부(이하 택시지부) 가 갈등을 빚고 있다. 기존 석장동 택시 승강장은 현재 ‘H’카페가 위치한 자리에 있었다. 당시에는 그 위치가 공터였고 유동인구가 가장 많아 택시가 모여들어 자연적으로 승강장이 조성된 것이다. 하지만 얼마 전, 그 곳에 ‘H’카페 건물이 착공되면서 승강장을 옮겨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경주시는 개인택시 종사자들을 위해 ‘C’편의점 앞에 택시 승강장 표지팻말을 설치했다. 이후 새로 옮겨진 승강장에 정차하는 택시로 인해 인근 건물들이 가려지는 상황이 발생하자 택시 기사들과 상인 간 충돌이 발생했다.

  경주시청 담당부서 측에 따르면 “처음에는 소수의 건물주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수준이었으나 석장동 건물주들 사이에서 공론화가 되면서 크기가 커졌다”고 밝혔다.

 

택시지부, “학생들 교통환경도 열악한데… 택시 승강장 철거는 불합리”

  택시지부 관계자는 “경주시가 정해준 승강장 위치를 일부 건물주들이 수용하지 못해 철거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며 “그로 인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철거 반대 서명운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석장동의 경우 주요버스가 한 시간에 한 대 남짓 들어올 만큼 교통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안다”며 “학생들이 택시마저 맘대로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면 이는 매우 불합리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택시지부는 건물주와 상인들에 대해 “본인들 건물 앞이라는 이유로 승강장마저 사유지와 영업장처럼 인식한다”며 “일부 건물주들은 자신들의 주차장은 비운 채, 승강장 부근에 자가용을 세워 ‘알박기’ 형식으로 택시 정차를 방해한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로 인해 택시지부 관계자는 간부들과 함께 한 건물주를 만나 대화를 시도했으나 “당신들이 내 피를 다 빨아먹고 있다”는 모욕만 듣고 대화는 일체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석장동 택시 승강장이 시내 ‘S’모바일 다음으로 수요가 많은 곳임에도 경주시 차원에서 비를 피할 지붕은 못 지어 줄망정 책임을 회피한다”며 행정 처리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해당부서 담당자는 “지붕, 소규모 흡연구역 등 편의시설을 충분히 조성할 수 있지만 민원이 제기된 현 시점에서 진행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상인 측, “일부 택시기사의 비도덕적인 행위가 학생들에게 더 큰 피해 입혀”

  철거를 주장하는 인근 상인들은 택시 승강장의 존재와 일부 택시기사들의 비도덕적인 행위가 더 큰 문제라고 말한다. 상인 측은 “몇몇 택시기사들의 무분별한 흡연과 승강장 위 인도에 침을 뱉는 행위가 학생들을 더 괴롭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인근 부동산의 경우, 학생들이 그 모습들을 보고 계약을 재고하거나 취소하는 상황이 잦아 명백한 영업방해라고 주장했다.

  상인들이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해 큰 길에 위치한 상가와 입주계약을 맺은 것은 ‘전시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러나 상인들은 현재 택시들 때문에 그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고 말한다. 인근 ‘G’편의점의 경우, 택배보관소도 겸하고 있는데 “길게 늘어진 택시들로 트럭 같은 대형차가 들어오는 것은 꿈도 못 꾼다”며 “매번 집배원 혹은 납품 직원 분들이 건너편에서 무거운 짐을 실어 나른다”고 말했다.

  다 떠나서 안전 때문에라도 택시 승강장의 위치가 재조정돼야 한다는 것이 상인 측의 입장이다.

  “경주시내 다른 택시 승강장처럼 정차구역이 마련된 것이 아니기에 도로가 좁아져 사고의 위험성이 크다”며 “한번은 배달 오토바이가 이 곳을 지나는데 도로가 좁은 탓에 사고를 당한 것도 목격했다”고 전했다.

 

좁혀지지 않는 의견차, 권리 주장에서 감정 싸움으로

  수 개월 동안 문제가 지속됐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양측 간 갈등의 골만 깊어져 이제는 ‘감정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한 상가 입주민은 모 택시 기사로부터 “철거 민원에 참여하는 건물들을 다 알고 있다”며 “계속 이런식으로 나오면 불법 건축물들을 다 신고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벌일 것”이라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택시지부 측은 민원을 제기하는 이들이 시청을 찾아가 “현 위치에 택시를 방치했다가는 이 부근에서 일어나는 사고들 모두 경주시장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공무원들로 하여금 철거를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주시청 담당부서는 “자가용을 댈 수 있기에 택시도 정차할 수 있는 것”이라며 “택시만 세울 수 있는 법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석장동 특성상 택시 승강장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건물주와 상인들은 극구 반대한다”며 “이 곳 외에는 마땅히 택시 승강장이 될 만한 자리나 공간이 없다”고 전했다.

  지자체는 한 쪽의 양보 혹은 양쪽의 합의를 바라지만 택시지부와 상인들은 중재안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상인 측은 “현재 콜택시가 활성화된 상황에 굳이 승강장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그래도 필요하면 화랑마을 방향으로 옮기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하지만 택시지부 측은 “콜택시와 승강장 대기 택시 수요는 큰 차이가 있으며 그렇게 멀리 옮기면 누가 거기까지 와서 타겠는가”라고 반대의 뜻을 밝혔다.

  한편 서명운동에 참여한 우리학교 학생은 “택시 승강장은 학생들 사이에서 대표적인 약속장소로 통하고 있다”며 “석장동은 콜택시가 잘 잡히지 않을 때가 빈번하고 급한 상황일수록 택시를 불러서 기다리는 것 보다 승강장에서 바로 타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마땅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음에도 담당부서는 시간을 두고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서 담당자는 “한 쪽의 비난을 받더라도 현행법을 적용해 빠르게 처리할 수 있지만 결국 양쪽 모두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오래 걸리더라도 서로 간 합의점을 도출해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양쪽 모두 지자체의 주장을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택시지부 측은 “아무런문제 없이 표시판까지 꽂아 놓고 이제와서 우리보고 합의를 하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인 측 또한 “담당 공무원에게 표지판이 가진 의미는 아무것도 없다고 들었는데 왜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당사자들 간 이해관계로 벌어진 피해가 주 수요층이자 제 3자인 학생들에게도 끼칠 위기에 쳐했다.

  누군가 피해를 입는 상황에서 당사자들은 계속 자신들의 권리만을 내세울 것인지, 지자체 또한 계속 시간을 두고 지켜볼 것인지 혹은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사안을 올바르게 마무리 할 것인지 판단해야 할 때다.


글=박재형 기자/ 사진=윤예진 기자  super0368@dongguk.ac.kr/ yejin@dongguk.ac.kr
<저작권자 © 동대신문 경주캠퍼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신문사소개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38066 경상북도 경주시 동대로 123 (석장동, 동국대학교경주캠퍼스)   |  대표전화 : 054)770-2057~8  |  팩스 : 054)770-205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영
Copyright © 2020 동대신문 경주캠퍼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