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덕왕과 앵무새

부인을 향한 순애보, 흥덕왕 동대신문l승인2020.06.1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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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덕왕은 신라 제 42대 임금으로 앵무새와 얽힌 이야기로 유명하다. 그는 친형인 제41대 헌덕왕이 조카인 제 40대 민애왕을 시해하는 쿠데타에 동참하였다가, 형이 후사 없이 죽자 왕위를 계승하게 되었다. 흥덕왕이 왕위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장화부인이 세상을 떠났다, 흥덕왕을 10여 년간의 재위 기간 동안 늘 부인을 그리워하며 재취를 하지 않았다.

  흥덕왕은 신하들이 새 왕비를 맞을 것을 청했지만 “홀로 된 새도 짝을 잃은 슬픔이 있는데, 하물며 좋은 배필을 잃고서 어찌 차마 무정하게 곧 재취를 하겠느냐?”하며, 이를 완강히 거부했다. 곁에 시녀도 가까이 하지 않았으며, 환관만을 두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흥덕왕이 예순 살에 숨을 거두었을 때도 왕의 유언을 받들어 앞서 사망하여 후에 정목왕후로 추봉된 장화부인의 능에 합장하였다.

  현재 경주시 안강읍 육통리에 있는 흥덕왕릉은 신라시대의 보기 드문 부부합장 왕릉이다. 그래서 인지 흥덕왕릉은 부부금실이 좋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부부애를 빈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이니, 참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하겠다. 더군다나 흥덕왕릉 주위에는 제멋대로 S자 형으로 굽어진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서 낮인데도 볕이 잘 들지 않을 정도로 운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에는 ‘흥덕왕과 앵무새’에 대한 슬픈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흥덕왕이 즉위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어떤 사람이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오면서 앵무새 한 쌍을 가지고 왔다고 한다. 그런데 오래지 않아 암놈이 죽자 홀로 남은 수놈은 슬피 울기를 그치지 않았다. 그래서 왕은 사람을 시켜 그 앞에 거울을 걸어 놓게 했더니, 새는 거울 속의 그림자를 보고는 제 짝을 얻을 줄 알고 그 거울을 쪼다가 결국을 제 그림자인 줄 알고는 슬피 울다 죽고 말았다. 이에 왕이 앵무새를 두고 노래를 지었다고 하나 가사는 알 수 없었다고 전한다.

  흥덕왕의 치적으로는, 제위 3년째 되던 해(828년)에 전라남도 완도에 장보고로 하여금 청해진을 설치하게 하여, 장보고를 그곳 대사로 임명해 서해의 해적을 퇴치하고 방어하게 한 일이다. 흥덕왕은 당에서 무령군 소장이었던 장보고가 귀국하여 해적을 퇴치하고 방어하게 한 일이다. 흥덕왕은 당에서 무령군 소장이었던 장보고가 귀국하여 해적을 소탕하겠다고 하자, 그에게 병사 1만명을 징집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지금의 완도 앞바다의 작은 섬인 장도에 청해진을 설치해, 해적 소탕의 본거지로 삼아, 해상무역 중심지의 역할을 하게 하였다. 청해진은 국제 무역의 중심지로 동아시아 무역을 독점하여 번영을 누리며 큰 세력으로 성장하였다, 청해진은 신라 후기 장보고가 서남해안의 해적을 소탕하고 중국의 산동지방과 일본을 연결한 해상 교역로의 본거지였다.

  또한 흥덕왕은 우리나라 차 재배에 공헌이 크다. 흥덕왕은 사신 김대렴을 시켜 당나라에서 차나무 씨앗을 가져와 지리산 자락에 심어서 재배하게 하였다. 우리나라 차 재배와 차 문화 보급에 많은 공로를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차나무의 지리산 자생설보다도 중국차의 우리나라 전래설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그래서 2012년에는 지리산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차재배지의 야생 차밭에서 자란 수령 100년으로 추정되는 차나무를 굴취래 경주시 안강읍 소재 흥덕왕릉 근처에 옮겨심기도 하였다. 흥덕왕릉은 신라 왕릉 중에서 태종무열왕릉과 함께 피장자의 신분을 분명히 알 수 있는 능이기도 하다.

 

 

최호택 평생교육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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