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월터 미티들을 위하여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2013)', 벤 스틸러 감독 한상모 기자l승인2020.06.0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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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출처 : 다음 영화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벤 스틸러 감독이 직접 주인공을 연기한 힐링 어드벤처 영화다. 작품의 주인공 ‘월터 미티’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는 유명한 잡지사 'LIFE'의 필름사진 관리부에 근무한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조직에서 주목받지 못하지만, 월터는 누구보다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다. 하지만 잡지사는 시대가 빠르게 디지털화되면서 폐간을 목전에 두고 있다.

  아날로그 필름을 관리하는 월터는 그런 점에서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실패한 과거, 혹은 과거의 유물이다. 월터에게 남은 마지막 업무는 사진작가 숀 오코넬이 찍은 25번 필름, “삶의 정수”를 찾는 것이다.

  여타사진이라면 대체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필름은 라이프의 최종 호 커버사진이기 때문에,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반드시 회수해야만 한다. 그렇기에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월터는 “삶의 정수”를 찾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

  삶의 정수는 무엇일까? 사랑, 평화, 돈, 정의?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각양각색일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답을 선택하든, 우리의 삶은 그 답을 인생의 목표로 설정하게 되고, 그에 따라 우리는 그 목표에 종속된다. 그에 따라 지금 현재의 과정을 즐기고 집중하기보다, 그 과정의 결과를 더 중요시 여긴다. 그러나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도전’이라는 인생의 과정에 목표를 두라고 말한다. 또한 도전 속에서 역경과 고난이 있다 해도, 도전하는 그 자체가 아름답다고 말한다.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월터가 다니는 'LIFE' 잡지사의 모토이다.

  월터는 25번 필름을 찾기 위해 먼 나라로 떠났고, 그 곳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함께 모험을 한다. 필름을 찍은 숀 오코넬을 찾으러 가는 길에 월터는 그린란드에서는 상어를 만나고, 아이슬란드에서는 화산 폭발을 경험한다. 목숨이 위험한 순간들을 견뎌내며 결국 숀 오코넬을 찾은 월터는 지금까지 했던 무모한 도전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숨 가쁘게 살아왔지만 결국 크게 이뤄낸 것 없이 그저 상상으로만 만족하던 월터, 그는 25번 필름을 찾는 여정을 통해 상상을 현실화할 수 있게 된다. 필름을 찾아 다녔던 그 여정은 마치 상상 속 자신의 모습처럼 믿을 수 없는 시간들이었다.

  영화의 마지막에 해고당한 월터는 우연히 'LIFE'의 폐간호를 발견한다. 숀 오코넬이 찍은 “삶은 정수”는 다름 아닌 월터 미티 자신이었다. 오코넬은 'LIFE'의 필름사진 관리부에서 묵묵히 오랫동안 일을 해온 월터의 삶에 감동해, 마지막 호 잡지 표지에 그의 모습을 담았다. 결국 월터 미티가 찾은 것은 잃어버린 25번째 필름이 아니라, 그의 삶의 정수였다. 지금 이 순간 묵묵히 각자의 삶을 지탱하는 이름 없는 우리는 모두 월터가 아닐까. 그런 점에서 삶의 정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에게 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록 미처 우리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할지라도 말이다.


한상모 기자  pastry04@dongg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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