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없는 이력서’ 블라인드 채용 확대

도입 이후 명문대 출신의 공공기관 체용 감소… 하지만 실효성 논란 '여전' 공동취재 이영준 기자, 윤예진 수습기자l승인2019.11.0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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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없는 이력서’로 불리는 블라인드 채용이 2017년 7월에 도입됐다. 블라인드 채용은 전반적인 채용 과정에서 제공되는 자료인 출신지·학력·성별 등으로 인한 불공정성을 해소하는 취지로 등장했다. 불합리한 차별을 야기할 수 있는 항목을 요구하지 않고, 오직 실력으로만 평가하여 인재를 채용하는 방식이다. 우리학교 또한 병원 간호사 채용에서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며 신입생 선발 과정에도 블라인드 입시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블라인드 채용의 실효성 문제와 더불어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 긍정론과 부정론이 제기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 확대, 효과는 있었나

블라인드 채용이 확대됨에 따라 해당 제도가 실효가 있냐는 물음도 나온다. 이에 대해 지난해 ‘한국산업인력공단’ 통계자료 및 성과 분석에 따르면 공공기관 신입사원의 직무역량과 조직 적응도가 개선된 것으로 발표됐다. 또한 조기 퇴직자 감소, 조직 충성심 강화, 직무 전문성 강화 등 인재 선발의 경제적 효과도 크다고 평가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측은 “공정한 인재 선발이라는 이유로 대기업의 블라인드 채용 적용 비율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더불어, 지난 9월 시민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블라인드 채용 이후 이른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자들이 기존보다 30% 감소했다. 그에 반해 지방 출신자들 22%, 여성이 43%가량 증가했다. 더불어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362개를 대상으로 ‘채용 시 학벌 평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이 ‘좋은 학벌은 채용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학벌이 채용에 영향이 없는 이유 1위로는 ‘업무 능력과 크게 연관이 없어서’가 75%로 가장 많았다. 이러한 현상은 블라인드 채용 도입 이후에 일어났다.이에 따라 블라인드 채용 확대 이후 그동안 채용에서 불이익을 보았던 이들의 채용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요한 건 ‘실효성’...일각에선 ‘글쎄’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와 달리 블라인드 채용 확대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고용노동부가 제출해 국회에서 발표된 ‘채용절차법 개정 관련, 위반사항 신고 건수 및 내용’자료에 따르면 블라인드 채용 도입 이후 현재까지 총 54건의 위반 신고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출신 지역 등 개인 정보 요구 금지 위반’으로 신고된 49건 중 11건은 법 위반 사실이 입증돼 과태료가 부과됐다. 이러한 조사로 여전히 채용시장에선 학연·지연이나 스펙 등에 의한 취업심사가 버젓이 자행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 ‘사람인’ 측이 기업 383곳을 대상으로 ‘이력서 사진 평가’에 대해 조사한 결과, 기업 중 83%가 입사지원 시 이력서 사진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블라인드 채용이 전면 확대됐음에도 아직 이력서 사진을 확인하는 기업이 10곳 중 8곳은 된다는 의미다. 더불어 이력서 사진을 요구하는 기업 중 58.4%가 외모 평가를 한다고 답하며 ‘블라인드’라는 말이 무색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또한 ‘산업은행’과 ‘예금보험공사’등 서울에 있는 금융공기업은 ‘SKY’ 출신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조사가 나오며 실효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
또한 최근 코레일은 블라인드 채용을 전적으로 도입해 서류 평가는 자기소개서 요건만 채울 시 필기시험 자격을 부여하는 코레일 제도를 악용한 이가 나와 논란이 됐다. 해당 인물은 자기소개서에 SBS 드라마 ‘야인시대’의 스토리를 넣고 이름 또한 주인공 김두한의 대사인 ‘사딸라’로 적어내 통과됐다. 이 네티즌은 글을 올리며 “코레일에 경각심을 주고 싶었다”며 “코레일의 무분별한 블라인드 채용을 비판하려는 의도였다”고 밝혔다. 이러한 일들로 블라인드 채용이 실효성이 있냐는 지적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블라인드 채용, 취업준비생들은 의견 ‘분분’

일각의 지적과 달리 블라인드 채용의 대상이 되는 취업 준비생들의 의견은 대부분 찬성 반응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취업 준비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찬반 여부에 따르면 전체 취업 준비생 10명 중 7명은 찬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면접관들은 82.5%가량이 찬성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블라인드 채용 도입 이후, 보다 공정해졌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 공공기관 면접관으로 근무하는 A씨는 “원서를 볼 때 출신 대학 또는 스펙에 가장 크게 눈길이 갔었다” 며 “하지만 블라인드 채용 도입 이후, 공정하게 볼 수 있는 눈이 생겼다”고 긍정 평가했다.

블라인드 채용의 찬성 측 입장인 우리학교 영어영문학과 학생은 “비교당하고 차별받지 않는 것에 대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며 “실제 명문 대학을 나오지 않은 지원자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기회를 주는 제도라 생각해 블라인드 채용에 있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반대 측은 전반적으로 블라인드 채용이 역차별을 불러일으킨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반대하는 이들은 노력의 대가를 받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위 명문대 계열 학교에서는 자신의 노력으로 온 대학과 스펙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 명문대 출신 취업 준비생 B씨는 “열심히 공부해서 졸업한 명문 대학 그리고 취득한 자격증 등 아무것도 사용하지 못한다”며 “블라인드 채용은 자기를 소개하고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막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우리 대학의 일부 학생들은 블라인드 채용 도입 이후 “지역적 약점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 은 지역, 성별, 출신 대학 차별 혹은 고용세습과 같은 채용 비리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공정함을 위한 제도이니만큼 제도 자체도 공정하게 운영되기를 취업 준비생들은 바라고 있다.


공동취재 이영준 기자, 윤예진 수습기자  summter@dongguk.ac.kr / yejin@dongg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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