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수리 마하수리’

조계종 포교부장 가섭스님l승인2019.10.0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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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종 포교부장 가섭스님

 우리나라의 절기는 절묘하다. 때맞춘 계절은 이제 가을의 문턱을 넘고 있다. 사계절의 분명한 변화는 사람들의 기질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통상적으로 우리들의 기질이 변화에 민감하다는 것을 넘어 진득함이 없는 ‘냄비근성’에 비유된다.
다른 한편으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문화적 역동성으로 발현돼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한다. 요즘은 언론과 미디어를 보면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흐름들이 두드러지는데, 그 중심에 ‘가짜 뉴스’가 있다.


가짜 뉴스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6년 미국 대선이 아닐까 한다. 당시 SNS로 가짜 뉴스가 유포되면서 실제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인터넷과 SNS가 발달한 우리나라는 특히 온라인 여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짜 뉴스의 역할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사실과 왜곡을 적절하게 혼합한 자신들 주장을 마치 진리인 것처럼 포장해 여론을 주도하려는 것이다. 분명한 의도를 가진 가짜 뉴스는 카카오톡 단체 톡방을 매개로 불특정 다수에게 전해지고 있다. 잘못된 정보들과 주장들이 확증편향성을 띠고 온갖 뉴미디어 전달체계를 기반으로 확산되고, 종국에는 세대 간 또는 계층 간 분열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면 위험천만하다.


반면,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노인세대들이 상대적으로 가짜 뉴스에 노출되기 쉽다. 검색 문화가 생소한 노인세대는 SNS로 전달받은 문자를 클릭하면 유튜브로 연결돼 상대의 주장을 바로 확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문기사나 텔레비전 뉴스 형태로 전달되는 자극적이고 편향적인 정보를 사실로 인식하다 보면, 주변 사람과 일상적인 의사소통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다. 가짜 뉴스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인과 집단의 이익을 위해 의도된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이들을 제어할 수 있는 제도가 절실한 상황까지 왔다.


불자라면 누구나 독송하는 경전의 첫머리에 ‘정구업진언 수리수리 마하수리…’라는 경문이 나온다. 사찰에 가지 않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주문(呪文)을 외워보거나 들어봤을 것이다. ‘정구업진언’은 ‘입으로 지은 잘못을 깨끗하게 하는 참된 말’이라는 뜻이다.
또 수리(sri)는 길상(吉祥)으로 번역한다. 좋은 일 또는 훌륭한 분을 의미하는데, 누군가를 칭찬하고 찬탄하는 것이 입으로 짓는 습관을 바르게 한다는 것이다. ‘수리수리 마하수리’는 ‘좋은 일이 있겠구나, 좋은 일이 있겠구나, 대단히 좋은 일이 있겠구나.’라고 번역하면 합당할 것 같다. 경전을 독송하기 전에 반드시 입으로 지은 잘못을 참회하도록 한 의미를 우리는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생각은 말로 표현되고, 말은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잘못된 생각은 결국 나는 물론 다른 사람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셈이다. 때문에 우리는 한 마디 말이라도 신중히 해야 한다. 말은 모든 의사소통의 근간이다. 말과 글이 사실에 근거한 진실을 들어내야 하고 그 진실한 말들이 진리로 구현될 때 건강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조계종 포교부장 가섭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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