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 아닌 편독

김라영 (국어국문학2)l승인2019.03.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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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꽃 답사기> 라는 책을, 읽긴 읽었다. 하지만 그것도 반의 반도 읽지 못하고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꽃말에 관심이 있던 나인지라, 흥미가 끌려 책을 고르긴 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잘 읽혀지진 않았다.

굳이 왜, 내가 이 책에 집중이라고 할까, 몰입을 하지 못했느냐를 따져보자면, 내 평소 편독습관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제까지 내가 흥미를 가지고 읽었던 책들은 하나같이 소설들이며, 얼마 되지 않은 과거에서야 내가 한 장르에 치우친 독서를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 후 펼친 책은 인문학. 그것도 솔직히 말하자면 아는 분이 내가 소설만 주구장창 읽는다는 걸 알고 소설 그만 내려놓으라고 하신 잔소리 때문이었다. 소설만 읽던 애가 다른 책을 읽으려니 역효과가 난 꼴이다. 마치, 피망 싫어하는 아이에게 억지로 피망을 먹이려고하면 피망 보기도 싫어지는 것처럼.

<우리꽃 답사기> 책이 남루했던 이유도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표지가 이 책처럼 남루한 책들도 읽은 적은 있었다. 물론, 소설. 그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이게 무슨 외모지상주의가 아닌 표지지상주의인가 싶기도 하다. 독자들 입장에서는 깔끔하고 독특한 표지의 책을 손에 잡아 펼쳐 보고 싶기 마련이다. 정말 ‘표지지상주의’라는 말이 떠오른다. 딱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외모지상주의가 옳은 것은 아니듯이, 책 또한 표지가 어떠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안의 내용이 더 중요한 것이 이치이다. 괜히 소설책이 아닌 다른 부류의 책을 다 완독할 인내가 없는 것을 이런 식으로 핑계를 대는 것 같아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내가 소설만 편애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보는 게 재밌고 이야기 자체가 재밌어서. 바꿔 말하면 다른 부류의 책들을 읽지 않는 이유는 소설만큼 몰입하여 읽을 만한 힘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라든가, 인문학, 과학, 기술, 예술 등은 딱히 끌리지가 않는다. 차라리 가벼운 소재의 르포르타주를 읽지. 여러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는 게, 여러 분야의 다양한 지식을 쌓기 좋다는 것쯤은 귀가 간지러울 정도로 많이 들었다. 하지만 사람이라는 게, 반찬을 골고루 먹어야 건강해진다는 엄마의 말씀은 맞는 말이지만 피망처럼 싫어하는 것은 먹지 않는 것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노력은 하겠지만 몇 번은 오늘처럼 절반도 채 읽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김라영 (국어국문학2)  press@dongg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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