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수 없는 것을 걱정하지 말자

안양규 (불교문화대 학장)l승인2019.03.2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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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규 교수불교문화대 학장불교학부

"자신의 능력 밖의 일을

해 내지 못했다고 실망하지 마라자신의 능력안에서

최선을 다하라"

 

우리는 무의식중에 자신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지나치게 되면 자신이 전능하다고 망상을 피운다. 인생의 성공담을 들려주는 사람이나 책들은 인간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굳은 신념이 있으면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꿈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나쁜 상황에 빠져 있거나 불행한 결과를 맞이하게 되면 그것을 전적으로 그 사람의 책임이라고 하는 암시도 담겨 있다. 꿈은 가지고 있었으면 성취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나쁜 결과를 가지게 되었다는 비난이 도사리고 있다.

영화에서 본 이야기이다. 자동차 사고로 어린아이를 잃어버린 어머니는 죄의식으로 고통받았다. 사고가 날 즈음에 어린 아이를 자신의 품안에 꼭 껴안고 있었더라면 아이가 유리창 밖으로 날려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하니 자신의 잘못으로 어린 아이를 죽이게 했다는 죄책감에 빠져 나날을 고통 속에 보내고 있었다. 옆에서 아무리 충고하더라도 그 어머니는 자신의 잘못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 자신이 꼭 붙잡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가 떨어져 나가 죽었다는 것이다. 일견 어머니의 죄책감도 이해할 만하다. 어머니의 생각이 전혀 망상이라고 보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 어머니의 생각이 그른지 옳은지 알기 위해 모의실험을 하였다. 더미(dummy)를 동원하여 자동차 사고를 나게 한 것이다. 어머니가 당했던 사고 현장과 동일하게 만들어 실험했더니 그런 상황에서 아무리 굳게 아이를 잡고 있어도 밖으로 아이가 나갈 수밖에 없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이 실험을 지켜본 어머니는 자신의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자신의 능력 범위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우리는 책임을 질 수도 없고 불평할 필요도 없다. 오로지 자신의 능력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해 일할 뿐이다. 나머지는 다른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결정될 뿐이다. 나의 지능이나 능력보다 훨씬 더 거대한 힘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자신의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나의 의지가 효과적으로 미칠 수 있는 범위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면 우리는 불필요한 고통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쓸모없이 시간이나 돈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힘이 미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선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다. 자신의 힘으로 상황이나 결과를 변경시킬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나중에 후회하거나 애통해 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자신이 노력하더라도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인생의 영역을 우리는 운명이라든지 섭리라고 부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자유의지라고 부르고 나의 힘이 전혀 미치지 못하는 영역을 섭리라고 할 수 있다.

화초를 키우는 것을 예를 들어 자유의지와 운명을 생각해 보자. 화초에게 적당한 물과 거름을 주고 벌레를 잡아주면 화초는 싱싱하게 자란다. 물을 주는 행위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다. 화초에게 내가 지정한 날짜에 열매를 맺으라고 하거나 무지개 색상의 꽃을 피우라고 명령한다면 화초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화초가 잘 자라도록 햇빛을 적절하게 받도록 해주고 거름과 물을 주어 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 뿐이다. 그 이상은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내일 당장 무지개 색 꽃을 피우라고 기대하게 되면 망상이 되고 만다. 자신의 기대대로 되지 아니하므로 짜증이나고 불행에 빠지게 된다.


안양규 (불교문화대 학장)  press@dongg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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