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진실(post-truth)’을 탈(脫)하기 위해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

이채영 교수 파라미타칼리지 의사소통교육부l승인2018.11.2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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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실(post-truth)’을 탈(脫)하기 위해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

 

▲ 이채영 교수

   파라미타칼리지

   의사소통교육부

2016년 옥스퍼드 사전은 세계의 단어로 ‘탈진실(post-truth)’을 선정하였다. 탈진실의 사전적 정의는 ‘진실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대중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가는 현상’이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 자체를 문제라 규정할 수 없더라도, 특정인의 의도에 의해 진실이 왜곡·은폐되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겪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가 된다. 그런데 ‘탈진실’의 사례 중 세계적으로 두드러지는 현상이 ‘가짜뉴스’(Fake News)의 지속적인 전파와 확산이다.

가짜뉴스란 사실이 아닌 거짓 뉴스로,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정치·경제적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 보도의 형식을 하고 유포된 거짓 정보’로 정의된다. 물론 사실을 조작하고 왜곡하여 사회에 확산하는 일들은 과거에도 있었다. 그러나 과거와 비교해 보면 오늘날 가짜뉴스의 양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으며 전 세계에 걸쳐 복잡다단하게 영향을 미칠 만큼 그 파급력도 커졌다. 또한 가짜뉴스의 유형과 전파 경로, 목적 등도 매우 다양하여 가짜뉴스를 분별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그렇다면 오늘날 가짜뉴스가 만연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인터넷 및 SNS의 발달로 인한 과도한 정보의 범람과 함께, 개개인이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타인을 통해 다양한 뉴스를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적 기반이 갖춰졌다는 점, 그리고 개인이 선호하는 맞춤형 정보 위주로 편집하여 뉴스를 제공하는 SNS의 알고리즘도 주요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누구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가짜뉴스를 접하고도 가짜뉴스인지를 분별해 내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졌다. 유튜브와 SNS를 통해 주로 정보를 주고받는 것에 익숙한 10-20대 뿐만 아니라, 신문, TV 등을 통해 직접 뉴스를 찾아보는 중장년층 역시 카카오톡 메시지나 밴드 등을 통해 가짜뉴스를 공유, 전달하는 양상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개인이 가짜뉴스를 단순한 헛소문으로 치부하고 넘기기가 더욱 어려워졌고, 가짜뉴스가 정치, 경제, 종교, 문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증가하였다.

누군가의 조작으로 인해 진실은 은폐되거나 왜곡되고 이로 인해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이 이익을 취하는 것도 문제지만,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에 대한 사회적 혐오가 만연하게 되는 것 역시 가짜뉴스가 확산되면서 찾아보기 쉬운 문제점 중 하나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과 스웨덴의 난민 유입 관련 가짜뉴스를 꼽을 수 있다. 난민 유입 후 강간이나 폭행 사건이 증가했다는 글과 함께 폭행당한 사람들처럼 보이는 사진을 수집하여 만든 가짜뉴스가 SNS를 통해 논란이 되면서 더욱 확산된 바 있다.

가짜뉴스의 범람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때문에 독일 정부는 가짜뉴스를 방치하는 SNS 기업에 최대 600억원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마련했고, 페이스북을 비롯한 여려 기업에서도 가짜뉴스에 대한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에서도 범람하는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책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만들 필요가 있으며, 학교에서도 각각의 미디어를 접하는 방식이나, 뉴스를 분별하는 과정과 방법에 대한 교육이 더욱 구체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개개인은 도처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들을 어떻게 하면 분별력 있게 수용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먼저, 뉴스나 정보의 출처, 작성자를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가짜뉴스를 진실이라고 확신하고 전달하기 전에 관련 사안에 대해 다른 미디어에서는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신력 있다고 알려져 있는 언론 기관들에서는 어떤 관점을 취하고 있는지, 특정 사안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를 체크하면 더 좋겠다. 그리고 각각의 작성자나 미디어들이 다르게 설명하고 있는 사실, 또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초점을 두는 지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귀찮은 작업이지만 이러한 확인 과정이 결국 우리가 가짜뉴스를 분별하고 ‘탈진실’에서 탈(脫)하여 보다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는, 비교적 쉬운 방법이 아닐까.

 


이채영 교수 파라미타칼리지 의사소통교육부  press@dongg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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