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기본권리의 첫시작, 수강신청에서 답을 찾다

마일리지, 장바구니제도 등 새로운 수강신청시스템 도입필요 배재환l승인2016.03.1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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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처PC방에서 서버시간을 켜놓고 수강신청하는 모습

올해도 어김없이 학생들 간에 수강신청 대란이 일어났다.
인기강의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이다. 아침 일찍부터 시작되는 수강신청을 단 1초라도 늦지 않기 위해 밤을 새거나 인터넷이 빠른 PC방을 찾아다닌다. 그러나 제한된 강의 인원수와 더불어 많은 학생들의 동시접속으로 인한 서버폭주 때문에 일시적으로 서버가 마비돼 결국 올해도 자신이 원하던 수강신청에 실패했다. ‘클릭전쟁’에서 패배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0만원에서 비싸게는 30만원 내외로 특정강의를 사고파는 거래가 학생들간에 이뤄지고 있다. 또한 ‘마우스클릭’ 불법 매크로프로그램을 사용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게 있다.
K대학의 양모 학생은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특정강의를 반드시 넣어야하는 일이 있다. 전공 6개를 듣는 경우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사이버강의나 P/F강의 신청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수강신청 대란의 원인은 강의의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사이버강의 및 다른 인기강의들은 어쩔 수 없다곤 하지만 전공강의 경우에는 다른 학과 학생들이 전과준비 등의 이유로 자기전공강의가 아닌 다른 학과 전공강의를 신청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작 들어야할 해당전공강의 학생들은 신청을 하지 못해 교수님께 찾아가 부탁을 하지만 학칙상 제한된 인원수 때문에 이마저도 힘들다.
수강정정기간에 추가로 여석이 열리긴 하지만 이마저도 신청을 하지 못한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학점을 채우기 위해 비인기강의를 신청하거나 아예 학점을 포기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새바람 불고 있는 대학가 수강신청
최근 주요 대학들이 기존의 수강신청을 탈피하고 새로운 수강신청제도 전략을 펴고 있다. 학교 측에서 다양한 수강신청 방법을 도입함으로써 수강신청 대란을 막기 위해 팔을 걷어 붙인 것이다.
대표적으로 연세대는 지난해 2학기 마일리지를 이용한 수강신청 시스템 ‘Y-CES’를 도입했다. 학생들은 일정량의 마일리지를 부여받은 뒤 이를 수강 희망과목에 분배하고, 많은 마일리지를 넣은 학생이 우선권을 얻는 형태이다. 더불어 과목 전공자 여부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제도도 병행한다.
이에 대해 연세대의 강모 학생은 “이번학기 인턴으로 인해 학교가는 것이 힘들어 사이버강의를 꼭 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번 마일리지 수강신청을 통해 사이버강의에 많은 마일리지를 부여해 사이버강의를 신청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성균관대에서도 선착순 수강신청을 유지하면서 정원초과 시점부터 대기순번을 부여해 잔여석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해당 강의신청이 등록되도록 했다.
또한 이화여대는 담당교수 재량으로 수강제한 인원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배정된 교실의 허용 정원내에서 수강인원을 증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강의 신청에 실패한 학생들이 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첫 강의에 들어와 수강 인원을 늘려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수들이 이런 상황을 고려해 증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강신청에 대한 학교 측 입장
우리학교에서도 모의수강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생들의 수강신청에 대한 수요를 분석하고 있다.
작년 수강신청제도 개선에 관한 인터뷰 당시 장바구니제도와 모바일 수강신청제도 도입으로 과목 조회로 인한 시스템 부하 감소, 공정한 경쟁을 통한 수강신청 등 개선효과를 기대하며 올해에는 도입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따른 ‘스마트 수업관리 시스템’도입이 더욱 시급하다는 판단에 의해 스마트 수업관리 시스템 도입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게 됐다는 것이 학교 측 입장이다.
또한 사이버강의 강의증설과 수강인원 증가에 대해서도 사이버강의 특성상 빠르게 바뀌는 시대 트렌드에 맞춰 매년 사이버강의 리뉴얼은 힘들 뿐만 아니라 강의증설과 수강인원 증가에 따른 비용문제도 있기 때문에 쉽게 늘릴 수 없다.
이에 대해 교무팀 한 관계자는 “물론 학생들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대학구조개혁 평가에 출결관리시스템 구축이 평가에 중요한 요소이다. 구조평가의해 인원감축이 이뤄지면 재정 감소 문제에 따라 학생들에게 제공해 줄 수 있는 학습 만족도와 성취도를 만족시키기 힘들기 때문에 수강신청 제도 개선을 미뤘다”라며 “스마트 수업관리 시스템은 1학기 안으로 도입예정이며 수강신청시스템 제도 개선은 2학기에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이버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및 만족도 부분도 학교입장에서는 고려를 해야 하는 사항이다”라고 덧붙였다.
한국대학평가원 최근 3년간 추이를 살펴보자. 우리학교의 전체 강의수는 약 1,800개가 넘는다. 이 중 학생수 5천~1만명 미만 기준으로 우리학교의 1학기 20명 이하 강의 개설 비율은 평균 40.2%로 전국 타대학들이 평균 36.5%인 것을 감안하면 약 4%나 높은 지표이다.
또한 우리학교 1학기 101명 이상 강의 개설 비율은 평균 1.6%이지만 전국 타대학의 평균은 1.02%에 불과하다. 위의 결과가 말해 주듯 우리학교의 전체적인 강의분포는 골고루 퍼져있다.
물론 대단위 강의 수가 많아 질수록 수업의 질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나 그만큼 소단위 강의 수도 비율을 맞춰가고 있다.
또한 지난해 교육과정개편이 이뤄지면서 산업체 관점에서의 수요를 조사한 강의개편이 이뤄지고 있다.
교무팀의 한 관계자는 “매학기 수강신청 시즌마다 모든 학과 강의를 지표별로 분석해 강의개설 및 수강인원을 맞추고 있다.”라며 “학교 측에서도 수강신청개선에 대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학생들 자체적인 자정활동을 통해 원활한 수강신청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수강신청,  나아가야할 방향
각 대학마다 자신들의 방법으로 수강신청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자신들의 전공수업을 듣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며, 실습 및 취업으로 인해 학교를 사정상 오기 힘든 학생들은 사이버강의를 듣길 원한다. 만일 학생들은 위와 같은 상황에 문제가 생길 경우 학교가 자신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해결해 주길 바란다. 학교에서도 위와 같은 상황들이 생기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학교도 학생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마다 몇 천개가 넘는 강의 관리와 수많은 학생들의 모든 의견을 수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대학에서도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수강신청 대란에 대한 대책을 계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에서도 대안 제시만이 아닌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수강신청에 대한 개선을 느낄 수 있는 행동이 잇따라야 한다. 마일리지, 장바구니제도 등 타학교에서 수강신청 개선 시스템에 대한 잘된 사례는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수강신청제도 개선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에 따라 학생들의 의식변화도 필요하다. 불법매크로프로그램 사용, 강의매매 등 수강신청과 관련한 학생들의 불공정한 행동의식들이 시스템적인 부분보다 먼저 개선돼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진흙 속의 진주’란 말이 있다. 인기전공강의, 사이버강의, P/F강의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들음으로써 대학 배움의 참뜻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배재환  bjh9222@dongg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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