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고로 학생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수업 진행

“지금·여기”에서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삶을 살 것 김나영l승인2015.06.0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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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어국문학과 박노현 교수

우리학교 교수진은 다양한 교수법으로 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강의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수법은 강의진행에 있어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에 우리학교에서 좋은 강의로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는 교수들을 만나 교수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1979년 우리학교의 개교와 더불어 설립된 국어국문학과는 문단을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국어국문학과는 국어의 구조와 기능을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교양인, 국문학의 특성과 기능을 잘 이해하고 향유할 수 있는 문학인을 배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의 문화적 전통을 재조명하는 연구를 통해 지역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처럼 국어국문학과는 ‘인문학의 위기’속에서도 문학계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그 속에는 교수들의 헌신이 있다. 이에 이번 호에서는 국어국문학과 박노현 교수를 만나봤다.

Q. 교수님이 강조하시는 교수법은?

A. ‘저만의 교수법’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는 것은 없지만 가급적 지키고자 하는 방식은 ‘교재를 정하되, 교재를 읽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을 지키기 위해 교수인 저와 학생들 모두 사전에 수업내용을 숙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강의 시간에는 교재를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바라보면서 가르치고 배워야 할 내용에 대해 질문하고 답변하는 일종의 ‘수다’를 선호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는 강단의 위아래가 없는, 작은 원형 강의실에서 스무 명 남짓한 적은 학생들과 이론이나 창작에 대해 ‘함께’ 공부하는 장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Q. 이상적인 대학 강의의 형태는?

A. 어디까지나 제가 전공하는 ‘문학’에 국한될 터이지만, 제게 이상적인 강의란 교수가 침묵하는 강의입니다. 이를테면 해당 강좌에서 정해진 학습 내용에 대해 학생들이 스스로 조사하고 발표하고 토론하는 과정 속에서 교수가 끼어들 틈이 없을 만큼 학생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한 강의입니다.

특별히 교정해줘야 할 정도로 심각한 학술적 오류가 없다면 교수는 그저 바라보고 있는, 즉 학생들이 배우가 되고 교수는 관객이 되는 강의. 아마도 국어국문학과에서 곧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Q. 교수님의 이상적인 교수상이 있다면?

A. 아동 혹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초중고 교육과 달리 대학 교육은 성인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러하기에 타율보다는 자율이 강조됩니다. 따라서 교수의 올바른 수업태도는 교수라는 신분이 부여하는 권위로서 강제적 주목과 경청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이라는 유대와 흥미로운 내용으로 학생의 자발적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성인’을 대상으로 ‘지(知)’의 공유를 통해 함께 지성인이 되는 것, 이것이 교수의 궁극적 책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Q. 학생들과 교수 사이에 가장 큰 문제와 해결 방안은?

A. 현재의 한국사회가 대학에게 요구하는 지상과제는 학생의 원활한 ‘취업’입니다. 학생 개개인에게 있어서 삶의 명암을 좌우할 직업 선택은 분명히 무거운 고민거리지만, 심각한 것은 현재의 한국사회가 이처럼 무거운 고민거리를 너무나 가볍게 대학에 일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대학은 특정 학문을 둘러싼 지식공동체가 아니라 특정 진로를 향한 취업공동체로 변모해가고 있습니다. 자연히 교수와 학생의 관계 또한 진리를 중심으로 하는 사제 관계에서 진로를 핵심으로 하는 계약 관계로 변질되고 있는 감이 없지 않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대학 교육과 사회 진출이라는 연결고리에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아마도 이러한 형국은 당분간 지속되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이러한 변화를 교수와 학생이라는 신분 관계 속에서 공적으로만 사고하고 대비할 것이 아니라, 스승과 제자라는 인간관계에 기초하여 공사를 망라한 공동체적 삶의 틀 속에서 사유하는 것이 현재의 난국을 보다 능동적으로 돌파할 수 있는 단초일 것입니다.

이는 달리 표현하자면 ‘앎’의 관계에 ‘삶’의 관계까지를 더하는 긴밀한 유대의 형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활발한 취업교육과 대비해 부족한 인문학교육으로 인한 인문학 위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A. 한국사회를 떠도는 인문학의 위기 담론은 대단히 기형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문학의 위기는 크게 대학 안과 밖의 자가당착으로 요약됩니다.

대학 내부에서는 학생들의 사회 진출과 맞물려 즉각적인 취업에 있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떨어지는 인문학 분야의 폐과와 감축이 전국적으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대학 외부, 사회 전반에서는 공동체를 지탱해 온 상식선에 균열을 가하는 사건과 사고가 증가하면서 인문학적 소양의 강화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문학 연구와 교육의 거점인 대학에게는 폐과와 감축을 강요하면서 정작 사회에서는 인문학적 소양을 갈급(渴急)하는 것이야말로 인문적 세계관이 결여된 기능주의에 다르지 않습니다.

다행히 우리 대학은 한국 대학의 역사에서 인문학을 선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구한 학문적 전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교양교육과 전공교육 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적어도 우리 대학은 인문학의 위기라는 모순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Q.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A. ‘지금/여기’에 존재하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기를 바랍니다. 석장동이 대학가 단일 원룸촌으로는 전국 최대라는 우스갯소리처럼 우리 대학은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집을 떠나 생활하고 있습니다.

자연히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힘겨워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며, 반대로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이 허용하는 무한의 자유를 과용하는 학생도 있을 것입니다.

그 어떤 것도 본인의 선택입니다만, 20대라는 가장 열정적인 시간에 경주라는 가장 고풍스런 공간에서 어떻게 자신의 청춘을 허투루 낭비하지 않고 현명히 소비할 것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각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한 각인이 선행된다면, 그것이 공부 혹은 연애 혹은 음주 그 어떤 것이어도 좋습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 가운데 ‘지금/여기’의 여러분에게 주어진 청춘은 실패마저도 아름다운 유일한 시기입니다.

다리가 저릴 정도로 공부하고, 가슴이 아릴 정도로 사랑하고, 머리가 아플 정도로 취해보는 것. 교수나 부모의 욕망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에 충실해지는 것. 그 욕망의 충실함 속에서 여러분의 꿈과 미래가 그려질 것입니다.

 


김나영  kny0713@dongg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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