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전통을 지닌 명소, 금장대

단순히 즐기는 장소를 넘어 신성시한 흔적을 찾다 최호택l승인2015.04.1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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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의 서천과 북천의 물이 서로 만나는 애기청소 서북 편의 야산 위에 금장대라는 명성의 건물이 2012년 9월에 중창됐다.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인근에 위치한 금장대는 이름대로 경주의 새 명물로 등장했다.
 일찍이 신라 자비왕(458~479) 때 을화라는 애기가 왕과 연회를 하다가 실수로 물에 빠져죽었다고 해서, 이 곳 청소의 이름을 예기청소 또는 애기청소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그리고 이곳 금장대 언덕에서 보면 경주 시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임진왜란 때 경주 지역의 의병들이 왜적을 대적하기 위해 이곳에 집결했던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서도, 금장대가 자리한 위치가 매우 중요한 곳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곳 언덕에서 보면 신라시대 서라벌 지역의 오악으로 일컫던 토함산, 선도산, 금오산, 금강산, 낭산이 모두 한눈에 들어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지난날 좋은 경치와 역사와 전통을 지닌 곳임에도 불구하고 금장대의 건물은 언제였는지조차 알 수 없이 자취를 감추고, 인근에는 쉴 새 없이 무속신앙인들이 찾아들어 굿판을 벌리기 일쑤였다. 이곳 성건동 출신 김동리는 금장대 앞 애기청소를 그의 소설 무녀도의 배경무대로 삼기도 했다.
 경주시가 금장대 복원을 위해 옛 건물터를 발굴했을 때, 건물의 규모가 동서로 18m, 남북으로 10m 크기였으며, 남북 5칸에 동서 3칸으로 된 것을 확인했다. 
 그래서 최대한 옛 모습을 살려 건물을 새로 짓고 주위 경관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고사목과 잡목을 정리해서 재래종 소나무의 운치를 살리는 데 힘쓰고, 금장대에 접근 할 수 있는 길과 주차장을 새로 만들고, 주차장에서 산기슭에 이르는 중간 개울 위에는 나무다리를 만들어 건너게 했다.
 또한 산기슭 오솔길을 따라 금장대 정자에 이르는 길에는 땅에 말목을 박아 기둥을 세우고 밧줄로 연결해 손으로 붙잡고 오르게 했으며, 오르막길에는 길을 알리는 전등과 층계를 만들어 오르는데 편리하게 했다. 그리고 금장대 준공식 날은 애기청소 위에 황포돛대를 단 배를 띄우고 흰 옷 입은 사공이 노를 젓는 모습을 연출하여 많은 사람들의 찬탄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 제대로 나루터를 마련해 시시때때로 배를 타고 애기청소를 건널 수 있게 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금장대 복원을 위한 부지 확인 작업을 하는 가운데 통일신라시대 석상 조각이 출토됐다. 발굴된 돌기둥 표면에는 중앙부분에 사리가 새겨져 있고 양쪽에는 공양하는 장면의 석상이 정교하게 양각돼 있어서, 1980년 출토돼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된 경주 석장동 사리공양석상과 유사한 점이 있어 서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이곳 석장동은 신라시대의 유명한 ‘임신서기석’이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금장대가 위치한 산은 두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야산이다. 이 산은 별도의 이름 없이 예로부터 금장대 정자의 이름을 따라 금장대라고 일컬어 졌으며 금장대의 북쪽 산기슭에는 예부터 물을 건너다니던 나루터가 있었는데 이곳을 금장도라고 불렀다. 필자가 어렸을 때, 석장동에서 고성 숲으로 갈 때 배를 타고 이 길로 다닌 기억이 있다. 금장대 남쪽 산 아래에는 형상강의 지류인 남쪽에서 흘러내려오는 서천과 동쪽에서 흘러내려오는 알천 즉 북천이 합류해 생긴 수심이 가장 깊은 애기청소가 있다.
 금장대 구릉 일대에는 구전되는 금장사지 혹은 금장대로 추정되는 건물터가 확인됐으며 무문토기편, 반달돌칼편 등이 발견됐는가 하면 조선시대 기와조각들도 발견된 것으로 보아, 오랜 역사를 통해 사찰과 정자가 번갈아 세워졌다가 허물어졌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날 금장대의 경우, 단순한 정자나 즐기는 장소라기보다는 이곳을 신성시한 흔적이 있다. 주위에 있는 암각화에서나 오늘날까지 오랜 역사를 통해 이곳에 찾아와서 행하는 무속행위를 보면 알 수 있다. 
 경주시는 금장대 현판에 새길 한자를 여러모로 고심한 끝에 ‘金藏臺’로 결정했다. 그리고 향토 서예가 심천 한영구 선생이 쓰고 일곡 오남식 선생이 새긴 현판을 달아 2012년 9월 4일을 기해 금장대 준공식을 가졌다. 연이어 9월 9일 경주에서 열린 제 78차 국제 펜 대회를 기해, 이곳에서 시낭송대회를 가지기도 했다. 세계 각지로부터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을 포함한 수많은 이름 있는 문인들이 참석하게 됐으니 참으로 뜻있는 일이었다고 하겠다.

 

   

최호택
평생교육원 강사

 


최호택  press@dongg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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