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불감증은 안전문화로 치유해야

동대신문l승인2014.05.1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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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기에서 16세기까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여러 유럽국가에서 일어난 르네상스는 신(神)의 권위를 부정하고, 인간 중심의 문화 즉, 인본주의 사상을 핵심으로 하는 문화운동이다. 안전이라는 의미에도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인간 중심 사상이 내재되어 있다.

최근 대한민국의 사회전반을 절망과 참담함으로 빠뜨린 안전사고가 발생하였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해상 사고이자 부끄러운 역사적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번 사고로 인해 한국 사회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안전 불감증이 공론화되고 있다. 먼저,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안전 불감증의 역사적 원인관계를 살펴보자. 우리 사회는 1960년대 본격적인 산업화 이후, ‘한강의 기적’이라는 엄청난 경제 성장과 더불어 최단기간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 성장에는 다른 선국진과의 역사적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여러 선진국들은 오랜 시간동안 국민적 합의와 문화적 형성과정을 겪은데 반하여, 우리의 경우에는 모든 역량과 관심이 경제 발전에만 집중됨으로써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권리(헌법 제34조, 36조)는 등한시되었다. 국민의 안전을 희생하여 지금의 경제 성장을 이루었지만, 이런 과정동안 한국 사회에 자연스레 축적된 것 중 하나가 안전 불감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안전(safety)의 사전적 의미는 ‘인(人), 물(物), 환경(環境)이 균형되고 조화를 이룬 상태’ 혹은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freedom of hazards)’로 정의된다. 즉, 안전의 정의는 인본주의 철학과 더불어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안전 불감증은 이러한 세 요소의 부조화속에 생성된 사회적 악습일 것이다. 이런 악습은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그리고 최근의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등과 같은 수많은 사고로 우리의 소중한 생명을 유린하고 있다.

하인리히는 그의 저서 ‘산업재해예방(Industrial Accident Prevention)’에서 사고발생 5단계 즉, 도미노 이론을 제안하였다. 첫 번째 「유전적 요인과 사회적 환경」, 두 번째 「개인적 결함」, 세 번째 「불안전한 행동과 상태」, 네 번째 「사고」, 그리고 다섯 번째 「재해」로 귀결된다고 하였다. 즉, 재해 발생은 다섯 요소의 연쇄 반응의 결과라 볼 수 있다. 세월호 사고를 보면, 이들 요소 중 가장 근원적인 원인인 첫 번째와 두 번째 요소에 해당하는 문제점이 발견된다. 첫 번째 요소의 예로는 바람직하지 못한 사회적 또는 가정환경에 의한 결함으로서, 공중도덕과 준법정신의 결여 등의 안전 불감증을 들 수 있다. 두 번째 요소는 개인의 신체적·정신적 결함과 안전의식 미흡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세월호 대참사는 사회 환경과 개인적 결함이 나은 인재(人災)임이 분명하다. 청해진 해운의 불법적인 선박 운항, 관계 기관의 부실한 관리·감독 등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 박혀있는 전형적인 안전의식 결여와 안전 불감증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안전 불감증을 치유할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일까? 이러한 대책은 우리 사회를 좀 더 안전이 보장된 환경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정책과 기술적 접근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단기적인 처방으로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사회 전반에 존재하는 안전 불감증을 치유할 수 있는 특효약이 될 수 없다고 본다. 단기간에 이를 해결하기 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전 사회 구성원이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습득, 공유, 전달할 수 있는 행동양식과 그 과정에서 생성된 정신적, 관념적 생활지침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제 2의 르네상스 운동이 필요하다. 즉, 우리사회 전반에 ‘안전문화(safety culture)’의 씨앗을 뿌리고 이를 지속적으로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원종일 교수
자연과학계열
안전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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