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의 젊은 감성이 빛나다

▶김애란 글, 창비. 2005. 813.6김62다,c.2 박선영 기자l승인2007.10.2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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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윤동주 시인의 시를 한번쯤은 읽어 보았을 것이다. 그의 말처럼 그의 시는 쉬운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속에 담긴 문학사적 의의는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없다.

 겉으로는 간결한 문체와 쉬운 단어가 눈에 착 달라붙으면서도 속으로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글을 만나기란 힘든 것도 대중과 문학성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균형을 멋지게 잡아 여러 바퀴의 공중회전을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글이 바로 김애란의 ‘달려라, 아비’이다.

 9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야기의 주인공은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어머니 없이 사는 아이(스카이 콩콩), 어릴 적 아버지에게 버림받는 수족관의 다이버(사랑의 인사)이며, 백수로 무작정 서울에 올라와 허름한 단칸방에 기거하는 청년(종이 물고기)이다. 현대 사회에서 소외받았다고 할 수 있는 이들이지만 우울과 체념은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작가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슬픔과 단절되고 유머와 재치로 반짝거린다.

 그러나 이들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 회색빛의 공간속에 온갖 사람과 사물이 존재하는 도시이기 때문에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굴레에 묶여있기도 하다. 다행히도 그 속에 자기 연민이란 거의 존재하지 않아 사실적이면서도 짙은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거침없으면서도 세심한 젊은 작가의 감성은 메마른 건조체에서 갈증내지 않고 감상을 자아에 내면화시키는 매력이 있다. 한국 문학이 어렵거나 무겁다고 생각하는 학우들에게도 쉽고 가볍게 읽힐 수 있는 독서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책도 가벼워 휴대용으로도 안성맞춤으로 독서의 계절을 쉽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박선영 기자  tjsdud026@dongg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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