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스타일(style)로 영화를 말하다.

황금진 기자l승인2007.10.2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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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국영화계 두드러진 변화는 감독들이 가진 고유의 ‘스타일’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객의 선호도에 따라 좌지우지 되던 기존의 흐름에서 벗어나 감독이 추구하고자 하는 본연의 색깔이 주가 된 영화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 명의 감독이 제작한 여러 영화에서 공통된 메시지나 일정한 법칙들이 나타나기도 하며 배우와 같이 감독도 영화 흥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다면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감독들은 누가 있을까? 먼저 자국보다 해외에서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김기덕 감독이 있다. 다수의 관객들은 그의 작품을 불편한 시각으로 감상하지만 ‘나쁜 남자’(2001)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2003) ‘빈집’(2004) ‘사마리아’(2004)등과 같은 대표작에서 살펴본 최종적인 메시지는 ‘화해’이다. 그는 자신의 영화 속에서 삐딱한 시선을 통해 거북하고 불편한 인간들의 화해를 표현해 냈다. 여전히 그는 국내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 못하지만 “세상 누구도 만들 수 없는 영화를 만들겠다”며 자신만의 영화철학을 완성해가고 있다.

 한편 최근 몇 년 사이에 영화계에 주목을 받고 있는 이준익 감독은 누가 보아도 휴머니즘이라는 말을 가장 먼저 떠오르게 한다. ‘왕의 남자’(2005) ‘라디오 스타’(2006) ‘즐거운 인생’(2007) 속의 인물들은 현실에서는 부족한 조건들을 가지고 있지만 포기할 수 없는 꿈과 삶의 의미를 갈구한다. 그는 영화 속에서 자기실현을 위해 정진하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휴머니즘의 실현을 기대하고 있다. 그밖에도 이창동 감독은 ‘구원’이라는 의미를, 봉준호 감독은 리얼리즘을 기반으로 한 인간애를 매 작품마다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영화관과 이미지를 굳혀 가고 있다.

 또한 장진 감독은 장르로써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낸다. 코미디 장르를 선호하는 그는 코미디가 가지고 있는 가벼우면서도 친근한 느낌에 자신의 인생관, 철학관을 피력하길 즐긴다. 이를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킬러들의 수다’(2001)가 있다. 이 작품은 냉혹하고 잔인한 킬러들의 세계를 장진 만의 유머로써 표현하였다. 심각한 상황 속에서 유머가 주는 아이러니는 영화를 감상 한 후에도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여운과 잔상을 관객들에게 남겼다.

 이처럼 감독 자신 만의 색이 짙어 질수록 관객들은 새로이 개봉하는 영화에 대한 사전정보가 없더라도 감독의 이름 석 자를 통해 영화의 이미지를 예상하고 형상화할 수 있다. 이는 광고효과 뿐 아니라 스타가 없는 영화라 할지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새로운 법칙까지도 만들어 내고 있다. 혹자는 감독들이 지나치게 하나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작품에 자신의 삶을 투영하는 것이 예술가의 필연임을 당연한 것이라 본다면 영화감독들도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황금진 기자  gold@dongg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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