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축제, 보이지 않는 대동제!

이효선 기자l승인2009.05.2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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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밖으로 행군하라" 일년에 한 번, 대학에는 대학축제의 꽃‘대동제'가 열린다. 이에 본지에서는 ‘대동제’의 의미를 알고자 시대별 대동제의 행보를 뒤따라가 대학축제의 올바른 역할과 앞으로의 대학축제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대동제’는 지금

'크게 하나로 모이는 축제’라는 의미의 대동제는 일년에 한 번씩 재학생들이 모두 모여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학술제, 사회문제 고찰, 지역민과의 소통 등의 행사로 이뤄진다. 하지만 현재 이뤄지고 있는 대학축제는 본래의 의미가 퇴색돼 가고 있다. 과거 ‘대동제’는 학술제를 통한 각 단과대학과 각 과의 교류,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 창의성의 발현 등이 주를 구성했지만 점점 그에 따른 비중이 줄고 있는 실정이고, 대학문화를 선도해 나가야 할 ‘대동제’가 대중문화에 존속돼 유명 연예인 초청에 연연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각 대학 총학생회들은 인기 연예인 초청이란 보이지 않는 경쟁에 휩싸여 있어 전체 축제비용 중 연예인 초청비용 금액이 증가하고 있고, 이는 전체 축제비용의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술잔치와 사행성 행사로 얼룩진 축제문화로 변질돼 문제가 되고 있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대학축제’라 하면 술이 빠질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술에 의존해 있다. 각 과와 동아리들은 천편일률적으로 술장사에 빠져있는가 하면 학문의 전당이라 불리는 대학교에서 기업의 소주시음행사를 제지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스폰을 받는 등 음주 소비를 늘리려는 기업들의 상업화 전략에 힘을 보태고 있어 대학축제의 위상과 면모를 일그러뜨리고 있다.
지난해 우리학교 축제는 “주막운영에 참가한 학과와 동아리의 운영편의를 위함”이라는 명분하에 지난 24대 총학생회는 주막에서 술을 판매해“음주문화를 지양하기 보단 지향했다”는 재학생들의 여론이 모아졌다.  이 문제는 비단 우리 학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 축제를 떠올릴 때 소비적, 향락적 행사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다시 말해 오늘날의 대학축제는 ‘크게 하나로 모이지 않는 축제’ 현실에 처해있다.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부족하다는 측면에서 대학생의 참여의식 결여가 문제점으로 제기되지만, ‘대동제’를 준비하는 학생자치기구의 오락성, 상업성 기획이 이를 조장한다. 우리대학이 ‘크게 하나로 모이는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인기 연예인과 술이 필수조건이 해당 되는 것 일까? ‘임석대동제’가 타 대학과의 차별성을 둔 새로운 기획이 요구되는 바이다.

대학축제의 변모사(史)


대학축제는 시대별로 많은 변화를 이뤄왔다. 60년대의 경우 지금과 같이 대학생 수가 많지 않아 대학생들을 소위 엘리트계층이라 부르며, 대학축제는 이들 소수의 축제로 시작됐다. 당시 축제는 ‘축전’이라 일컬어 질 정도로 행사와 유사했으며 오락 위주의 성격을 띠었다. 포크댄스, 가장행렬과 더불어 이화여대의 ‘여왕대관식’ 등은 현재 대학축제 문화의 시초인 셈이다. 그러나 60년대 후반에 들어와서는 외부인사 초청 강연회와 학술 강연회, 발표회 등 대학문화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70년대로 접어들면서 대학축제는 60년대와는 변화된 양상을 보였다. 학술제와 예술제, 체육대회 등 학생들 간의 소통을 위한 장이 마련돼, 축제의 기본적인 면모가 갖춰지기 시작했다. 이 당시 서구문화의 급속한 유입으로 인해 서구문화의 낭만성과 우리나라의 전통문화가 양립해 혼재되는 시기를 맞는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대학축제가 지녀야 할 정체성에 대한 모색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또한 당시 유행하던 통기타문화와 더불어 대학축제 내 가요제가 인기를 얻었다. 가요제는 대학생들에게 가장 호응도가 높고 중요한 행사로서 자리매김해 77년에 ‘MBC 대학가요제’로 발전해 전국적인 규모의 행사에까지 이르게 됐다. 이와 반대로 80년대의 축제는 광주민주항쟁 발생으로 말미암아 ‘공동체 정신을 통한 집단적 저항’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대학축제로 변모를 꾀한다. 특히 ‘6월 민주항쟁’은 대학생들의 참여가 시위와 투쟁에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된다. 또한 80년대는 이전 축제와 달리 재미지향이 아닌 이념실현의 행사로서 정치실현의 연장선상에 위치하게 된다. 대부분의 축제가 반군부정 시위로 이어졌으며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운동권 가요와 문화가 존재했다. 사회 부조리를 향한 저항의식과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 80년대의 축제는 80년대 이전, 이후 축제 중 가장 뜨거운 축제였다.
현재 대다수 대학축제의 공식용어로 사용 중인 ‘대동제’는 90년대에 시작됐다. ‘신세대’라 일컫는 새로운 세대의 출현으로 다양성을 추구해 감수성의 충돌을 보인다. 그들은 기존의 정치적 혹은 이념적인 의식에서 벗어나 ‘재미’를 축제비중에 우위를 두고, 대학문화와 대중문화를 이끈다. 이는 학술행사와 강연회에서의 저조한 관심도와는 달리 연예인 초청공연, 주막, 장터, 쌍쌍파티 등 오락성이 짙은 행사에 대학생들의 높은 관심도가 보여 이전까지와는 다른 모습의 축제가 보편화돼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은 2000년대에 들어와 문제점이 심화된다. 술 중심 축제와 사행성 놀음, 장터와 같이 수익성 상행위가 성행하게 되고, 기업체의 상품홍보 경연장으로써 악용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학축제의 성공여부가 초청연예인에 달려있다고 할 만큼 대학축제의 변별성이 사라졌다. 또한 대학문화를 선도하지 못하고 오히려 대중문화의 기세에 눌려 대학문화와 대중문화가 구분되지 않고 있다.

변화하자! ‘대동제’


대학이 지향해야하는 축제는 학교와 학생, 지역인들 간의 교류로 전통과 현대가 어울려 대학만의 문화를 추구하는 것 이다. 이와 함께 대학과 학생회가 학생들에게 사회인으로서의 준비 자세와 태도를 보여주고, 사회에 기여 할 수 있는 축제를 계획하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다.
이에 올해는 몇 몇 대학에서 지역 사회의 이웃과 함께 축제를 누리는 건전한 축제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한양대는 ‘캠퍼스 나눔 도전’으로 장애 인식 개선 사업을 홍보하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경희대는 어린이, 장애인, 어르신에게 ‘봉사 페스티벌’을 개최해 눈을 감고 식사를 하는 시각 장애인 체험과 어르신과 함께하는 골든벨 등 다채로운 행사 기획으로 호평받았다. 이화여대 역시 ‘나눔이 행복이다’를 주제로 불우한 환경의 어린이들에게 엽서 보내기와 기부하기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고려대는 가톨릭의대와 함께 ‘조혈모 세포 기증 캠페인’과 ‘장기기증 서약 운동’을 벌여 타대학들에게 좋은 귀감이 됐다. 또한 일부 대학에서는 사회 소수자들을 위한 기부금 모으기 행사를 진행했다. 경희대는 축제 수익금을 북한 통일돼지농장을 짓는 데 보내기로 했으며, 한국외대는 구세군 기부기금 마련을 위한 바자회를 열었고, 명지대는 외국인 학생들이 참여하는 축제를 통해 외국인노동단체에 보낼 기부금을 마련했다.  이처럼 일부 대학들은 ‘대동제’를 단순히 화합과 향락에서 벗어나 사회봉사에 새로운 초점을 맞춰 대학과 지역이 상생하는 효과를 추구하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앞으로의 ‘대동제’는 대중문화의 기생에서 벗어나 사회 비판 정신을 되살리고 비주류 문화의 온상으로서 역할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참신한 기획이 필요하고 낭비적, 소모적인 유흥 위주의 행사를 건전하고 생산적인 행사로 탈바꿈해야 한다. 또한 대학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 소수문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 이며, 여성문제 혹은 장애인 인권 등 사회 참여적인 행사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일러스트=이진애 객원기자 leejinae@naver.com


이효선 기자  hyoseon@dongg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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